임직원 100여명 규모의 중소기업이 만든 전자해도표시정보시스템(ECDIS)이 노르웨이ㆍ독일 연합 선급협회(DNV-GL)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조선기자재 업체 산엔지니어링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NAVIK-ECDIS-S1’이 국내 최초로 DNV-GL의 선박장비지침(MED) 인증을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DNV-GL MED 인증은 유럽연합(EU)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해 전 세계를 따져도 산엔지니어링이 네 번째다. 선박 항해를 종합관리하는 통합항해지원시스템(INS)의 구성품인 ECDIS는 국제해사기구(IMO)가 탑재를 의무화한 법정 항해장비다. 공인전자해도(ENC)를 기반으로 각종 통신장비와 연결돼 항로 및 다른 선박 정보를 수집하고 항해 모니터링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ECDIS 시장은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의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장악했다. 국제표준 단계부터 기술장벽을 무기로 후발주자들에게는 초기 진입조차 쉽게 허용하지 않는 분야다.
산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 어렵게 DNV-GL MED 인증을 받았지만 당시는 1년으로 한정된 인증이란 한계가 있었다. 이에 다시 1년 동안 ECDIS 최신 규정(IEC61174 Ver4.0)이 요구하는 모든 성능 테스트를 완벽하게 마친 끝에 최종 인증에 성공했다.
산엔지니어링은 유명 ECDIS 제작사들도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오류체크 문제 등도 국내 소프트웨어로 극복했다. 2003년 설립 이후 다수의 국제선급으로부터 전력제어시스템(PMS), 항해당직경보시스템(BNWAS), 배기가스 배출저감시스템(SCR) 등을 인증 받은 연구개발 기업의 저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산엔지니어링은 현재 INS 및 최신 통신 플랫폼 기반 항해 관련 부가 시스템 등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적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친환경 고효율 무인선박 기술 개발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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