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명으로 5행시 짓기 공모를 했다가 조롱을 받았던 자유한국당이 쓴소리가 포함된 당선작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지난달 19일부터 열흘간 페이스북에서 공모전을 열었지만 이를 조롱하는 네티즌이 몰리면서 되레 홍역을 앓았다.
박성중 당 홍보본부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우수상 5명, 우수상 15명, 장려상 30명 등 선정 결과를 발표하며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응원과 격려도 있었지만 80% 이상이 뼈아픈 질책과 쓴소리였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7ㆍ3 전당대회’ 홍보 차원에서 ‘미우나 고우나 새로운 출발점에 선 한국당이 심기일전해 일어설 수 있도록 5행시로 응원해달라’며 공모를 시작했지만, 네티즌이 비아냥 섞인 풍자시를 쏟아내면서 취지와는 정반대의 화제를 모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당 회의에서 “‘자’유당 시절 독선 정치, ‘유’신시절 독재정치, ‘한’나라당 시절 독기정치, ‘국’민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는 자작 5행시를 선보이며 가세하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질책과 비난도 소중한 국민의 목소리임을 알기에 건전하고 비판의 쓴소리도 심사에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박 본부장이 취재 기자들에게 운을 띄워 달라고 부탁하며 직접 읊은 최우수작 5편 중 1편은 아래와 같다.
“‘자’기 밥그릇을/‘유’난히 챙기니/‘한’번도/‘국’민 편인 적이 없음이/‘당’연하지 않은가”
박 본부장에 따르면, 이 페북 공모전에 달린 댓글 수는 2만2,558개로, 평소 게시글에 달린 평균 댓글 수 70여개보다 300배 많았다. 공유 횟수와 ‘좋아요’ 수도 다른 게시글에 비해 100~300배가량 급증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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