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상을 2차례 수상한 세계적인 록밴드 린킨 파크의 보컬 체스터 베닝턴(41)이 20일(현지시간) 숨진 채로 발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소는 LA 근교 팔로스 버디스 에스테이츠에 있는 베닝턴의 집에 20일 오전 9시쯤 호출을 받아 그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사망원인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닝턴은 특유의 절규에 가까운 스크리밍(외치듯 노래하기) 창법으로 2000년대 초 음악계를 풍미한 인물이다. 그의 창법은 1999년 린킨 파크에 보컬로 합류한 후 밴드의 데뷔 앨범인 ‘하이브리드 시어리’의 대성공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힙합과 록, 메탈을 접합한 린킨 파크 스타일 뉴메탈의 구현은 베닝턴의 목소리로 특유의 호소력을 얻었다. 이 앨범은 전세계적으로 3,000만장이 팔렸으며 2001년 그래미상 최고 록 부문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린킨 파크와 힙합 가수 제이지의 크로스오버 음악 ‘넘/엔코어’로 최고 협업 부문에서 2번째 그래미상을 얻었다. 린킨 파크의 최근 앨범 ‘원 모어 라이트’는 지난 5월 발매됐으며 밴드는 다음주부터 투어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베닝턴은 린킨 파크 외에도 2005년 데드 바이 선라이즈라는 별도의 그룹을 결성해 린킨 파크와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였다. 2013년에는 그에게 큰 영향을 준 밴드 스톤 템플 파일러츠의 객원보컬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다.
베닝턴은 불우한 유년시절로 인해 일생 동안 알코올ㆍ마약 중독에 시달렸다. 그는 10대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마리화나를 비롯한 마약을 일찍부터 접했고 성폭행을 당한 경험도 있다고 회고했다. 사생활 면에서는 2번 결혼했고 자녀 6명을 낳았다.
베닝턴의 사망 소식은 다른 유명 록밴드 사운드가든의 프론트맨 크리스 코넬의 사망 이후 약 2달 만에 전해진 비보라 음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베닝턴은 코넬과 절친한 관계로 AP통신은 베닝턴이 코넬의 아들 크리스토퍼 코넬의 대부(代父) 역할도 맡았다고 전했다. 베닝턴은 코넬의 장례식에서 레너드 코언의 ‘할렐루야’를 부르기도 했으며 베닝턴이 사망한 7월 20일이 코넬의 생일이라는 점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린킨 파크 동료 마이크 시노다는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큰 충격을 받았지만 사실이다. 곧 공식 성명이 나올 것”이라며 사망 소식을 인정했다. 미국 ABC방송의 유명 진행자 지미 키멜은 “내 토크쇼에 출연한 인물 가운데 가장 친절한 이였다. 그를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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