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프로그램에 심각한 해악”… 과징금 200만$
미국의 글로벌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던 2014년 러시아 제재 조치를 위반해 러시아 측과 거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엑손모빌의 두 자회사가 2014년 5월 14~23일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회장 이고리 세친과 석유사업과 관련한 8건의 계약을 체결해 대러 제재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엑손모빌 측에 과징금 200만달러를 부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세친은 그 해 4월 말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마련한 경제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 정부는 자국 기업과 국민이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당시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 CEO로 일하면서 러시아 측과의 계약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엑손모빌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제재를 무시했고, 제재 프로그램에 심각한 해악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또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진은 거래 당시 세친이 제재 리스트에 등재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틸러슨 장관을 겨냥해 고의적인 위반 가능성을 내비쳤다. 틸러슨 장관은 CEO로 재직할 때 오바마 행정부의 대러 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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