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이승훈(사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20일 정부와 가스공사에 따르면 이승훈 사장은 최근 정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이번 주 중으로 수리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이 사표를 낸 건 이 사장이 처음이다.
2015년 7월 취임한 이 사장은 최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으로부터 ‘공공기관 적폐 기관장 10인’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가스공사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D’를 받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노조의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강행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8~2010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임기는 내년 6월30일까지였다.
가스공사는 조만간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규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당분간 안완기 대행(현 부사장)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사장의 사임을 신호탄으로 ‘친박’ 공공기관장의 본격적인 퇴진이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이 사장에 앞서 박근혜 캠프에서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던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최근 임기를 남긴 채 공공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