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가 카카오톡의 샵(#) 검색을 좌편향적으로 인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알고리즘에 의한 검색어 자동추천 시스템을 운영 중인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황당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민정 총무비서관실을 일제 점검해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생산된 504건의 문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히며 카카오톡 샵 검색에 대한 문건을 언급했다.
‘부처 현안 관련 정책 참고’란 제목의 문건에 ‘카카오톡 샵 검색기능과 관련해 좌편향 자동 연관기능 논란 있으니 자동검색 개편, 포털사이트에 언론사 위상 부여와 포털의 수익환류제도 추진 검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에 샵 검색 기능이 추가된 것은 2015년 6월이라 이 문건은 이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대화창 우측 아래 샵 버튼을 눌러 실행하는 샵 검색은 다른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지 않고 바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검색한 내용은 인터넷 파일주소(URL) 붙여넣기 없이 대화창에서 공유가 가능하다.
샵 검색을 하면 실시간 검색어 10개가 뜨고, 자동완성검색기능(서제스트)이 있어 텍스트 입력 시 연관 검색어 3개가 나타난다. 청와대 문건에 적힌 자동연관기능은 연관 검색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털 업계에서는 서제스트 기능이 좌편향적이란 부분에 의문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규정한 인위적 개입 없는 추천 시스템을 모든 포털사가 준수한다”며 “카카오가 샵 검색과 관련해 이전 정부로부터 어떤 요청이나 압력을 받았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샵 검색 서제스트는 이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구성된다”며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권리침해신고 절차가 아닌 다른 개별적 요청에 의해 검색어를 삭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법원 판결도 카카오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남부지법은 카카오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고문을 상대로 제기한 인격권 침해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변 고문에게 카카오의 좌편향 편집을 주장한 게시물 삭제와 함께 손해배상금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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