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이 또 다시 승부조작 불길에 휘말렸다.
20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부패감시기구인 ‘테니스진실성위원회(Tennis Integrity UnitㆍTIU)’가 16일 막 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본선 1경기와 예선 2경기 등 총 3개의 경기에서 승부조작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열렸던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 1경기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정확히 어떤 경기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수의 베팅 업체들이 평소와 다른 베팅 흐름을 감지하고 이를 TIU에 제보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TIU는 이를 포함해 지난 4~6월 벌어진 경기 중 53건의 의심 사례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메이저 대회 뿐 아니라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경기에서도 각각 2건과 1건 의심 사례가 포착됐다. ATP챌린지와 국제테니스연맹(ITF) 남자 퓨처스 대회에서는 각각 20건씩 접수됐으면 여자 ITF 퓨처스 대회에서도 5건이 접수됐다.
올해 윔블던 남자단식에서는 경기 초반 부상을 이유로 기권하는 사례가 10경기나 속출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윔블던 8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로저 페더러(36ㆍ스위스)는 1라운드 당시 1세트만을 따낸 뒤 상대 선수의 기권으로 43분만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다수의 조기 기권 사례가 나왔다. 여자단식에서도 2개의 경기가 기권으로 인해 초반에 마무리됐다.
TIU는 이들 경기들이 승부조작 의심 경기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TIU는 이런 의심 사례들이 반드시 승부조작 가능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당일 선수의 신체 상태나 베팅 업체의 배당률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평소와 다른 베팅 패턴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니스는 이미 지난해 승부조작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윔블던을 비롯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끊이지 않고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가디언은 세계랭킹이 낮은 선수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승부조작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고 부연했다. 지난 6월 ATP투어 챌린지대회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제명 당한 아이작 프로스트(호주)는 랭킹 1,498위였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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