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개발 캠퍼스 첫 공개
축구장 9개 넓이에 건물 6동
피아노ㆍ드럼 등 각종 장비 갖춰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연구개발(R&D)캠퍼스는 명칭 그대로 깔끔한 대학 교정 같았다. 축구장 9개 넓이인 약 5만3,000㎡에 세워진 6개 건물 중 디자인센터인 A동 사무실에 들어서자 파스텔 톤의 책상이 먼저 눈에 띄었다. 좌우 길이가 2m나 되는 큼직한 책상을 직원들은 ‘삼성형 책상’이라 불렀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들이 업무에 가장 알맞게 스스로 디자인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각종 제품에 적용하는 음향을 기획ㆍ제작하는 ‘사운드 랩’은 음향장비가 설치된 스튜디오와 피아노, 드럼 같은 악기들을 갖춘 녹음실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사운드랩은 스마트폰이 켜지거나 꺼지는 소리, 카메라 촬영 음향, 냉장고 문을 닫으라는 경고음 등을 만드는 곳이다. 삼성전자 브랜드 멜로디로 귀에 익숙한 ‘오버 더 호라이즌(Over the horizon)’도 2012년 이곳에서 탄생했다. 사운드 디자이너인 남명우 책임은 “음향 하나를 기획하고 완성하기까지 한달 정도 걸린다”며 “갤럭시S8의 카메라 촬영 음향의 경우 삼성이 만들었던 모든 카메라들을 테스트한 끝에 ‘NX20’ 모델의 셔터 소리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각 사업부에 소속된 디자이너 1,500여명이 상주하는 디자인센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2015년 말 전국에 산재한 R&D와 디자인 기능을 모아 조성한 서울R&D캠퍼스를 공식적으로 개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디자인센터는 신기술에 기반한 디자인을 창출하고 삼성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 인도 델리,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의 디자인 거점을 아우르는 구심점이다.
2001년 최고경영자(CEO) 직속 디자인경영센터 신설, 2005년 ‘밀라노 선언’ 등 혁신적 디자인에 쏟아 부은 삼성전자의 남다른 노력이 응축된 곳이라 ‘디자인 심장’으로도 통한다.
송현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일시적 유행보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배려의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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