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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시달리는 로하니 이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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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시달리는 로하니 이란 대통령

입력
2017.07.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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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P 자료사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P 자료사진

5월 대선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핵 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한 미국과의 긴장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내부적으로는 친ㆍ인척 비리가 터지면서 각종 개혁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보수파가 ‘로하니 흔들기’의 선봉에 나서 해묵은 보혁갈등도 재연될 조짐이다.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18일(현지시간) 이란 개인ㆍ단체 18곳을 신규 제재 목록에 올렸다. 이란 최정예 혁명수비대 등 대부분 탄도미사일 개발 및 테러지원 활동과 관련된 혐의를 받았다. 주목할 점은 미 정부의 태도이다. 국무부는 전날 의회 보고에서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지만 핵협정 정신은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다소 모순된 평가를 내놨다. 이란이 겉으로는 2015년 서방과 맺은 핵협정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어 제재 부과가 정당하다는 논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핵협정 폐기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마지못해 의회 보고 내용을 받아들였지만 이란 핵협상을 ‘최악’으로 규정한 만큼 언제든 협정 폐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16일 중국계 미 대학원생 시웨 왕에게 간첩죄로 10년형을 내린 이란 사법부의 판결은 대미관계 악화에 기름을 끼얹었다. 미 국무부는 “왕에게 적용된 국가안보 혐의는 명백히 날조됐다”며 이란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란 의회도 혁명수비대 해외조직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추가 재정 투입을 승인하는 등 미국의 제재에 ‘강대강’으로 맞서 당분간 양국관계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로하니 정부의 잇단 악재 배후에 보수파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미국인 왕에게 판결이 내려진 시점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사법부가 지난해 8월 체포된 왕에게 1년이 지나서야 혐의를 적용한 것은 로하니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이란 분석가 베흐남 벤 탈레블루는 “왕에 대한 판결은 강경파가 여전히 이란 국내외 주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세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법부는 15일엔 로하니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남동생 호세인 페레이둔 전 말레이시아 대사를 금융범죄 혐의로 체포하는 등 내달 출범을 앞둔 새 정부를 겨냥해 정치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WP는 “향후 몇 년 간 보수파를 대표하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로하니 대통령 사이의 긴장구도는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최고 권력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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