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존 헌츠먼 전 주중국대사를 신임 주러시아 대사로 공식 지명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이 소유한 사업체가 러시아에도 진출해 있어 이해 상충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헌츠먼의 부친 존 헌츠먼 시니어가 1970년 설립한 화학기업 헌츠먼코퍼레이션은 2007년 이래 러시아에서 공장 다수를 운영하고 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헌츠먼 역시 가족 회사의 업무 관련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헌츠먼은 공직 재임 때 이해 상충 논란을 피하고자 소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을 처분했으며 공직에서 물러난 후인 2015년에는 컨설턴트 형태로 다시 기업에 고용됐다.
블룸버그와 WP 등은 헌츠먼의 ‘러시아 연결고리’가 석유 기업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러시아에서도 사업 경험이 있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우처럼 상원 청문회에서 ‘친러시아 성향’ 논란을 부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헌츠먼은 미국 내에서 러시아보다는 중국통에 가깝게 평가되고 있으며, 러시아 정치권과 언론도 헌츠먼을 대러 강경파에 가까운 인사로 보고 있다.
마이클 맥폴 전 주러 미국대사는 “헌츠먼은 기업가 출신이자 정치인ㆍ외교관 경험도 있어 러시아 정부에도 호소력 있는 적절한 인선”이라며 “걱정거리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헌츠먼은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설 발언이 담긴 녹음 테이프가 공개됐을 때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며 강도 높게 비판을 가한 바 있고, 주러대사로 부임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설지도 미지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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