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설치”
경찰개혁안 권고… 경찰 수용
‘백남기 의무기록’ 무단열람 혐의
서울대병원 등 156명 검찰 송치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포함, 경찰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주요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민간 주도로 진상조사가 진행된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개혁위)는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 설치와 인권친화 수사제도 도입 등을 담은 권고안을 19일 발표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권고안에 대해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며 “실행 계획을 신속히 마련해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진상조사위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용산 참사 등 경찰의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아울러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등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사건도 포함된다.
진상조사위원 9, 10명 중 3분의 2 이상은 민간이 맡아 경찰로부터 독립해 조사를 한다는 구상이다. 개혁위는 “시기 제한은 없다. 경찰의 인권침해가 있다고 의심되면 모두 조사 대상”이라며 “조사 결과 징계나 처벌이 필요하면 강력하게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을 (경찰에)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변호인 참여권 확대가 대표적이다. 개혁위는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과 조사 기일을 미리 협의하고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 발언권을 충분히 배려하라”고 경찰에 주문했다. 권고안엔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회유나 자백 강요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영상녹화 대상 범죄 범위 확대’ ▦내사는 6개월, 기획수사는 1년이 지나면 사건을 종결하는 '장기 내사 및 기획수사 일몰제도' 도입 등도 있다.
한편 이날 경찰은 백남기 농민 의무기록을 무단 열람한 혐의로 서울대병원 직원 등 15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혐의를 받은 인원은 총 161명인데, 군에 입대한 3명은 군 수사당국에 인계, 출국한 1명은 기소중지 처분, 본인이 직접 열람하지 않은 1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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