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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만 있는 줄 알았지? 미국 의회에도 있는 여성 복장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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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만 있는 줄 알았지? 미국 의회에도 있는 여성 복장 규정

입력
2017.07.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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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이유로 여성의 신체노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걷는 영상을 게재한 여성이 18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 유튜브 캡처
종교적 이유로 여성의 신체노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걷는 영상을 게재한 여성이 18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 유튜브 캡처

종교적 이유로 여성의 신체노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걷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각계 각층의 여성 복장규정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아드 주 경찰은 ‘정숙하게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이 나오는 영상 속 장본인을 체포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쿨루드라는 이름의 여성은 지난 15일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수도 리야드 북쪽 나즈드주의 우샤이거 마을을 걷는 모습을 찍어 스냅챗에 올렸다.

영상이 널리 알려지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요 SNS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옷차림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쿨루드가 외출 시 전신을 가리는 검은 천 아바야와 히잡을 써야 하는 율법을 지키지 않았으니 처벌받아야 마땅하다는 의견과 이번 기회에 시대 착오적인 의상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중이다.

민소매 차림도 전문적인 복장임을 주장하는 마르타 E. 맥샐리 공화당 하원의원. C-SPANㆍ마르타 맥샐리 공화당 하원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소매 차림도 전문적인 복장임을 주장하는 마르타 E. 맥샐리 공화당 하원의원. C-SPANㆍ마르타 맥샐리 공화당 하원의원 페이스북 캡처

일부 누리꾼들은 복장으로 여성을 통제하는 사우디가 보수적인 나라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자유 민주주의의 산실’미국 의회에서도 최근 여성의 옷차림을 둘러싼 파문이 있었다.

지난 6일 어깨가 드러난 민소매 차림이라는 이유로 CBS 뉴스의 여기자가 폴 라이언 하원의장실 로비 출입을 거부당한 일이 발단이 됐다. 해당 기자가 임시 방편으로 공책을 찢어 어깨를 가렸음에도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의회 복장규정은 의회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에 적합한 차림새를 갖출 것을 권고한다. 민소매를 금지하는 조항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암묵적으로 막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여성 하원의원들은 암묵적인 복장규정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14일민소매 정장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재키 스파이어 하원의원 트위터 캡처
미국 여성 하원의원들은 암묵적인 복장규정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14일민소매 정장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재키 스파이어 하원의원 트위터 캡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여성 하원 의원들이 “민소매 금지는 복장 규정의 자의적 해석”이라며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 12일 민소매 차림으로 연단에 선 마르타 E. 맥샐리 공화당 하원의원은 “나는 지금 민소매 옷을 입고 오픈토(발가락이 드러나는 신발)를 신었으며 이것이 전문적인 복장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틀 뒤인 지난 14일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20여명이 미국 의사당 앞에서 민소매 정장 차림으로 단체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는 하원 의복 규정 개정을 위한 ‘소매 없는 금요일’ (#SleevelessFriday)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해당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재키 스파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여성들은 팔을 드러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미셸 위. 당시 미셸 위는 짧은 반바지의 파격적인 패션으로 경기 내내 화제의 중심이 됐다. LPGA제공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미셸 위. 당시 미셸 위는 짧은 반바지의 파격적인 패션으로 경기 내내 화제의 중심이 됐다. LPGA제공

여성 복장 규정은 의복의 활동성과 실용성이 중요한 스포츠 계에도 존재한다. 지난 16일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가 지난 2일 보다 보수적으로 개정된 복장 규정을 소속 선수들에게 이메일로 공지한 사실을 전했다.

새 규정은 신체 노출을 줄이고 격식 있는 복장을 갖추는 방향으로 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 착용은 금지되고, 레깅스는 치마바지 또는 반바지에 받쳐 입을 경우에만 허용된다. 치마나 치마바지, 반바지는 엉덩이를 다 가릴 다 가릴 정도의 길이만 허용 된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벌금 1,000달러(약 110만원)이 부과된다.

해당 매체는 이 같은 규정이 선수들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며 “무거운 벌금을 책정해 선수들이 치마 길이까지 걱정하도록 만든 LPGA의 결정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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