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가스공사 등과 본격 조사 착수
경북 포항시가 4개월 넘게 활활 타고 있는 포항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천연가스 화재 원인을 본격 조사한다.
포항시는 19일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천연가스 조사연구 협약식을 하고 지하 가스매장량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포항 천연가스는 올 3월 8일 포항시가 폐 철도 구간을 도시 숲으로 바꾸는 사업을 하던 중 발견됐다. 조경수에 물을 주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뚫는 과정에 불이 붙었다. 당시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불꽃 크기 등으로 미뤄 한 달 안에 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불꽃 크기만 3분의1 정도로 줄고 이날까지 134일째 꺼지지 않고 있다.
포항 천연가스가 예상을 뒤엎고 계속 타자 강제 진압하려던 포항시도 계획을 바꿨다. 포항시는 진화를 위해 시비 1억5,000만원을 책정하기도 했지만 한국가스공사 등 전문기관과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에 나서기로 방향을 틀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7월말에 착수하며 1년으로 계획됐으나 매장량 분석까지는 약 5개월 소요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질탐사 첨단 장비를 활용, 가스분출 발화지점에서 수평으로 약 1.1㎞ 구간 노면에 20m 간격으로 감지장치를 설치하고 수직으로 탄성파(진동)를 가해 되돌아오는 반사파로 지층의 구조 상태를 조사한다. 탐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인력과 장비, 조사분석 등을 포함해 10억 원으로 예상된다. 포항시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날 협약을 통해 현물과 현금으로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폐철도 부지 공원화 조성사업과 연계해 가스분출현장을 보존하고 방화유리 설치 등으로 안전시설을 설치한 후 불의 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번 정밀조사를 통해 천연가스를 자원화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당장 주거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경제성은 없다고 하지만 자연 발생한 천연가스가 계속 타고 있는 만큼 원인 등을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면밀하게 조사해 이곳 일대에 조성되는 도시 숲 공원과 함께 새로운 볼거리로 만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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