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탄핵 때 대통령에 돌 던진 배신자 징벌해야”
황성욱 변호사는 ‘탄핵심판’ 박 전 대통령 대리인
최해범 사무처장 제외하면 우파 인사 일색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과 ‘태극기 집회’에서 탄핵 각하를 주장한 인사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혁신위는 19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인사 10명으로 구성한 혁신위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위원은 김광래(57)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김영호(58)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성희(63) 고려대 미디어학부 강사, 여명(26) 자유경제원 연구원, 유동열(59)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이우승(59) 변호사, 조성환(56)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최해범(47)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황성욱(42) 변호사, 이옥남(44)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이다.
이중 황성욱 변호사는 탄핵심판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을 맡았고, 극우성향 인터넷매체인 ‘정규재TV’에 출연해 탄핵의 부당성을 강변하기도 했다. 여명 연구원은 태극기 집회 연단에 올라 “지난 몇 달간 유사언론, 야당 국회의원이 대한민국을 유린하고 강간했다”며 “유사언론을 개혁하고 시국을 무대 삼아 온갖 패악질을 자행하는 종북 좌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국에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돌을 던진 새누리당(현 한국당)의 기회주의자, 배신자들을 징벌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동열 원장과 조성환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안보와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역행하는 정책을 남발한다”며 지난달 발족한 가칭 ‘자유민주시민회의’ 창립 실행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헌법재판소가 소수의견도 없이 만장일치로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다는 사실은 전체주의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던 한국자유회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위기에 처한 보수를 개혁하기 위해 발족한 혁신위에 탄핵 반대 인사들이 낀 것은 자기 모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탄핵 찬반을 둘러싸고 탈당 사태까지 겪었던 한국당이 또다시 과거로 회귀해 내홍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류 위원장은 이날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파 정당을 개혁하는데 우파의 가치를 갖고 해야지 ‘왼쪽’을 주문하는 판단 자체가 그간의 실패를 만들어낸 원인”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 참여 인사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도 “서울시민의 반이 나간 집회”라며 “(기자들은) 안 나가 봤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류 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 “국정농단이 아니라 국정실패” 등의 주장을 해 물의를 빚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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