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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안군 공무원들 뇌물수사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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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안군 공무원들 뇌물수사 지지부진

입력
2017.07.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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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핵심자 조사 손 놓아

증거인멸ㆍ입맞추기 시간 줘

‘봐주기ㆍ축소 수사’비판도

전북청“수사 재개하겠다” 해명

전북 진안군청 전경.
전북 진안군청 전경.

전북 진안군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석달 째 수사에 손을 놓은 채 뭉그적거리고 있다. 통상 뇌물사건 수사는 신속성과 밀행성이 생명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속도감이 크게 떨어진 데다, 이로 인한 관련자들의 입 맞추기 등 증거인멸 가능성도 커지면서 수사 의지에 대한 의문마저 일고 있다.

전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사업비 56억9,000여 만원이 투입된 진안군 달길천 상습수해지구 하천정비사업과 관련해 공무원들이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선 건 4월말. 당시 경찰은 시공업체 A사로부터 공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진안군 재난안전과 직원 B씨 등 3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특히 B씨가 2013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공사 감독관으로 근무하면서 A사 현장소장 등으로부터 부서 회식비와 명절 떡값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뜯어낸 뒤 간부 공무원 2명에게 상납한 혐의도 잡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경찰은 업체 관계자 2명으로부터도 “B씨를 통해 상급자인 간부 공무원들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경찰의 칼끝이 윗선으로 향하는 듯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후 석달째 수사도 하지 않고 시간만 끌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실제 경찰은 B씨만 몇 차례 조사한 뒤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또 경찰은 B씨를 통해 시공업체에 압력을 행사하며 금품수수 과정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항로 진안군수의 비서실장을 지낸 C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업체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C씨에 대한 수사 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특히 수사정보가 진안군 간부에게 새나가고 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사건 관련자들에게 증거인멸과 입 맞추기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축소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B씨는 달길천과 함께 추진한 48억7,000여만원짜리 정자천 정비사업 과정에서도 시공업체 현장소장 등으로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수백만 원씩 금품과 향응을 제공 받고 C씨는 공사기간에 이 업체 관계자 차량으로 출퇴근하며 달길천과 비슷한 수법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진안군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을 맡은 팀원들이 익산시청 수사에 투입되면서 수사가 잠시 중단됐다”며 “익산시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지만 C씨 등 윗선 수사 일정은 밝힐 수 없으며, 정자천 사업비리는 아직까지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 못해 조사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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