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 지속적 악화에
군사전문가 “전쟁 위험” 경고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도와의 국경 인근에서 실탄을 발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지난달 26일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대의 충돌 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잇따라 보란 듯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완전무장한 중국 인민해방군 1개 육군전투여단이 해발 5,000m의 칭짱(靑藏)고원에서 가상의 적을 무력화시키는 실탄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중국군은 박격포와 자주포, 다연장로켓발사기, 지대공미사일 등을 동원해 공격 및 대공방어 훈련을 펼쳤다.
11시간에 걸쳐 진행된 중국군의 이번 실탄훈련은 50년래 최악의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군은 이달 초에도 칭짱고원 5,100m 지역에서 대규모 실탄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과 인도의 최근 갈등이 자칫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1962년 국경 문제를 두고 전쟁까지 치른 중국과 인도가 최근 한달 가까이 긴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건 중국이 건설중인 도로 때문이다. 중국ㆍ인도ㆍ부탄 3개국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서 중국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인도 쪽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게 인도 측 주장이다. 실제 논란 지역은 인도 북동부 7개주와 바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은 도로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인도의 요구를 무시하고 인근 인도군 참호 2곳을 점령했다. 중국은 당시 인도군의 국경 침범에 대응한 자위적 행위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후 양국은 각각 3,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한 채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가 미국ㆍ일본과 함께 인도양 벵골만해역에서 실시한 연례 연합 해상훈련 모습이 공개됐다. ‘말리바르’로 명명된 3개국 연합훈련은 인도양에서의 해양 진출을 도모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일본 NHK가 공개한 전날 훈련에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형 호위함 이즈모호, 인도의 항공모함 등이 참가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군사굴기(堀起ㆍ우뚝 섬)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 차원에서 스리랑카에 잠수함을 기항시키거나 파키스탄 항만 개발에 관여하는 등 인도양에서의 제해권 확보에 주력해왔고, 인도는 미국과의 군사ㆍ안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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