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파 등 정권 유지 동참
일부는 입각 명단 들고 지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지율 급락에 따른 최대 위기에 몰린 가운데, 집권층 내 여론형성에 키를 쥔 자민당 파벌들의 입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차기 양대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의원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이 각각 ‘비(非) 아베’, ‘친(親) 아베’ 위치를 선점하는 한편, 내달 3일 개각을 앞두고 일부 파벌은 입각후보자 명단을 무기로 아베 지지선언에 나서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파벌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 측이다. 그는 최근 군소파벌을 흡수해 소속 의원을 59명까지 늘려 최대세력인 호소다파(細田ㆍ96명ㆍ아베 총리 소속)에 이어 제2 파벌로 성장했다. 같은 총리 경험자인 아소는 정권초기 아베 총리를 이름으로만 부를 정도로 친근한 후견인을 자처해왔다. 그는 “현 정권을 지탱해가는 게 바로 국익이다”라며 지지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역으로 지금이야말로 그의 입장이 대세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는 양상이다. “아베 지지율이 더 떨어져 퇴진론이 현실화하면 그가 전면에 나서 총리 재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제3 파벌 누카가파(의원 55명)를 이끄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장관도 “아베 정권 유지가 국가 이익과 국민 이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당 간사장(의원 43명) 역시 지지방침을 확인하며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거나 동요하지 말라고 공직사회 군기를 잡고 있다. 각 파벌은 당선 3회 이상의 전문분야를 가진 ‘입각 대기조’ 순번을 구축한 채, 총리에게 결정적 도움을 주고 자파 내 각료 경험 적체 해소라는 반대급부를 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내주로 예정된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관련 국회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정중하게 설명하고, 국민 신뢰 회복의 노력을 쌓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운명은 ‘사학 스캔들’과 관련한 국회 해명과 개각을 거쳐, 내달 중순쯤 여론향배로 최대 고비를 맞게 된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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