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對北)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에 수출이 금지된 각종 사치품들이 평양의 상점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자매지인 NK프로의 조사를 인용,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인 노동당 39호실과 연계된 싱가포르의 한 무역업체가 평양 시내의 고급 매장에서 고급 시계, 술, 화장품 등을 판매해왔다고 보도했다. NK뉴스는 “구찌, 샤넬, 프라다, 버버리, 소니, 야마하, 랑콤 등의 브랜드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 NK프로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4,000달러가 넘는 몽블랑 시계가 진열대에 전시돼 있다.
이 같은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어긴 것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사치품을 북한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NK프로 조사를 인용해 북한의 사치품 판매 실태를 별도로 보도한 CNN은 “사치품 판매는 김정은 정권이 엘리트 계층을 구워삶기 위한 수단인데다, 달러를 대거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핵ㆍ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싱가포르 기반의 무역회사와 연관돼 북한에 불법 수출을 도왔던 브로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여러 개의 채널을 두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업체들은 비밀 계약을 통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업체들이 북한과 거래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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