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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팔이식 환자, 마운드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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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팔이식 환자, 마운드에 선다

입력
2017.07.1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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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서 시구

건강한 모습으로 시구에 성공해 절단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국내최초 팔 이식 환자인 손진욱씨. 지난달 22일 그가 야구공을 들고 시구 연습을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건강한 모습으로 시구에 성공해 절단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국내최초 팔 이식 환자인 손진욱씨. 지난달 22일 그가 야구공을 들고 시구 연습을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선물 받은 왼손으로 멋지게 시구에 성공해 절단환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겠습니다.”

국내최초 팔 이식 환자인 손진욱(36)씨가 마운드에 선다.

이식수술을 주도했던 대구 더블유(W)병원은 손씨가 오는 21일 오후6시30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후반기 프로야구 개막전 LGㆍ삼성전에서 시구한다고 18일 밝혔다.

2015년 8월 작업 중 사고로 왼손을 잃은 손씨는 지난 2월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10시간에 걸쳐 손과 손목 위 5㎝ 부위를 이식 받았다.

접합한 손은 교통사고 뇌사자에게서 기증받았다. 초기엔 급성 면역 거부반응과 피부 변색 등 수 차례 고비를 겪기도 했다. 손씨는 의료산업을 육성하는 대구시의 배려로 지난달 5일 대구의료관광진흥원 홍보주임으로 취업했다. 지금은 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시구는 평소 야구를 좋아하는 손씨가 희망했다. 왼손잡이였던 손씨는 시구를 목표로 재활의지를 다졌다. 가장 좋아하는 이승엽 선수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큰 동력이 됐다. 당초 손씨는 지난 3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개막전 삼성·KIA 전에서 시구할 계획이었지만 수술 후유증을 우려한 의료진의 만류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손씨는 이후 재활훈련과 함께 공 잡기, 친구들과 함께 간단한 캐치볼을 하는 등 틈틈이 시구를 준비 왔다.

최근 들어 W병원 의료진과 근력운동, 공 잡기, 던지기 등 시구를 위한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번 도전 때보다 손 상태가 나아져 성공적인 시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내에서 진행한 투구 연습에서 10m 가까이 공이 던지기도 했다. 더블유병원 관계자는 “아직 일반인처럼 던질 수는 없겠지만 국내최초 팔 이식 환자의 시구는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고 전했다.

이날 손씨의 부모와 친구들, 수술을 진행했던 더블유병원 수부미세재건센터 의료진과 직원 2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그를 응원할 예정이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손씨는 “수술 이후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만큼 부담스럽다”면서도 “멋지게 시구에 성공해 ‘메디시티 대구’의 저력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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