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선 북한의 체제 붕괴 수단을 동원하는 등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정치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 의회에서 열린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지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먼저 그는 비핵화보다 한걸음 물러선 ‘핵동결론’을 반대했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제네바 합의를 북한이 파기했다는 이유에서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처리를 하지 않기로 합의문에 서명했으면서도 이를 멈추지 않았다”며 “핵동결 합의를 한다 해도 북한은 곧바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실용적이어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더욱 직접적이고 커다란 정치적 손실을 가져다 줄 조치를 주문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김정은에게 ‘당신이 우려하는 단 한 가지는 정권의 생존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당신에게는 하나의 선택만이 있다.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체제를 동요시키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한 군부 핵심인사들을 탈북시킴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에 크나큰 정치적 타격을 가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억지력은 의사 결정권자가 행동을 계속해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여길 때 생기는 것”이라며 “우리가 ‘레버리지’(지렛대)를 갖기 위해선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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