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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수자원공사, 주말 직원 귀가용으로 공용차량 제공

입력
2017.07.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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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관리단에 근무하는 A씨는 매주 금요일 업무가 끝나면 자택이 있는 대전으로 향한다. 본사가 대전 대덕구에 위치해 대전에 살고 있지만 안동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직원들과 타고 가는 자동차가 회사의 업무용 차량이라는 점이다. A씨는 “동료들이 번갈아 가며 운전할 수 있고 연료비 등도 부담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가족을 두고 혼자 부임한 직원들이 주말 자택 방문 때 공용차량을 사용토록 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댐관리단, 산업용수사업소 등 전국에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근무지 별로 공용차량을 주말 귀가에 제공하고 있다. ‘장거리 출퇴근 지원제도’로 지난 2월 도입됐다. 수자원공사 측은 근무지 특성상 산속에 위치한 댐 등에 근무하는 인력이 전체 현장 직원의 42%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전국 90여 개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주말 귀가 편의를 위해 대전이나 다른 광역자치단체를 오갈 경우 공용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배정된 차량은 싼타페, 쏘렌토, 쏘나타, 카니발 등 43대다. 공용차량은 댐 관리나 관내 출장 등 공적인 목적으로 사용된다.

안동댐과 임하댐을 관리하는 안동권관리단의 경우 전체 직원 70여 명 중 40여 명이 외지인이며 이중 차량 1대를 대전 방향 거주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청송군의 성덕댐관리단도 직원 20여 명 중 절반 가량이 대전 지역에 거주해 공용차량 1대가 배정됐다.

전국의 주말 귀가용 공용차량이 매달 운행하는 거리는 7만㎞ 정도다. 여기에 들어가는 유류비는 연간 1억2,900만 원이며 통행료도 따로 지원된다.

주말 귀가하는 직원 중 일부는 금요일 오후면 출장 등을 이유로 일찍 귀가해 근무 기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직원은 “혼자 부임한 과장급 이상 간부 중에는 평일에도 개인용무에 공용차량을 운행하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B시민단체 간부 김모(59)씨는 “단순히 근무지가 오지라고 귀가 때 제공하는 것은 특혜”라며 “교통비가 많이 든다면 관련 수당을 신설하든지 정당한 절차를 통해 지급해야지 공용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토록 한 것은 편법이자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전국을 권역별로 통합해 물 관리를 하다 보니 직원을 전국 각 지역으로 발령하고 있다”며 “이들의 복지차원에서 도입했지만 문제점이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13조6,388억 원에 이른다. 댐 건설과 운영, 지방상하수도 수탁운영, 산업단지 등의 개발업무를 맡고 있는 공기업이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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