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끊겨
동해 통신선ㆍ판문점 전화도 단절
정부가 17일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공식 제안하면서 회신 채널을 특정해 남북간 연락채널 복원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북측은 현재 단절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하여 우리 측 제안에 대한 입장을 회신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언론 발표문에서 "남북간 긴장 완화와 현안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 및 서해 군통신선이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해 군 통신선은 동해지구 군 통신선과 함께 남북한 군 당국의 통신 채널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동해 군 통신선이 폐쇄된 가운데,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해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자 북한이 서해 통신선마저 차단하면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남북 채널이 모두 끊긴 상태다. 특히 동해 통신선의 경우 이후 산불로 물리적으로 단절됐기 때문에 복원 자체가 쉽지 않다.
군 통신선 외에 남북이 활용할 수 있는 연락채널로는 판문점에 설치된 북한군과 유엔사간 직통전화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측이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불통인 상황이다. 판문점 연락사무소도 4차 핵실험 이후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통일부 연락관들이 지금도 매일같이 판문점 연락사무소에 출근해 북측에 연락통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북측이 일체 응답하지 않고 있다.
남북의 연락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우리 측은 북측에 반드시 통보할 일이 있을 경우에 판문점에서 핸드 마이크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날 두 회담의 제안도 국방부와 대한적십자사가 북한에 직접 통지문을 보내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형식을 취해야만 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가 직통전화로 통화하려고 해도 북쪽에서 스위치를 꺼놓아 응답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서해 군 통신선은 북한 측이 응답하면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의 요구에 북한이 순순히 연락채널 복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정부 당국은 "남북대화가 복원되지 않더라고 남북 간 연락채널은 최소한의 소통 창구"라며 "이번 제안에 어떤 답변을 주든 연락채널이 복원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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