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 출발ㆍ제주 입항 화물선
보안 구멍 뚫려 불법행위 일삼아
규정보다 세 배가 넘는 승선 인원을 태우고 목포신항을 출발, 제주항에 입항한 화물선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 선박이 승선 인원을 초과해서 태우는 과정에 세월호가 거치돼있는 목포신항 운영 책임을 맡은 회사가 깊숙이 간여한 정황이 드러나 안전불감증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는 15일 새벽 제주선적 화물선 H호(7,089톤)가 최대 승선정원(12명)보다 25명이나 많은 인원을 태우고 제주항에 입항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H호에 화물차량을 선적했던 운전기사들로 파악됐다.
H호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출항한 사실이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과적, 승선인원 초과, 불법 개조 등 각종 불법행위가 원인이 됐음에도 이런 교훈을 잊은 채 버젓이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특히 H호가 정원을 어겨 화물차량 운전기사들을 태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목포지역 화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H호에 화물차량들이 선적된 이후 운전기사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 상황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불법행위가 이뤄지는 것은 목포신항의 보안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목포신항은 보안구역으로 일반인들의 입ㆍ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화물차량 기사들은 14일 오후 11시35분쯤 아무런 제재 없이 제주로 가는 H호에 승선했다. 현재 목포신항 내 거치된 세월호는 철장 너머로만 볼 수 있게 철저히 통제되고 있지만, 밤이 되면 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목포신항은 운영 책임자인 ㈜목포신항만이 청원경찰 등을 고용해 보안구역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유치로 조성된 목포신항은 ㈜목포신항만이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정부에서 적자 부족금 80여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목포신항만측은 “화물선의 승선정원 관리는 해경이 해야 하는 업무”라며 “회사는 화물 하역업무만 맡고 있을 뿐 승객 승선 등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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