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지간인 두 여성을 납치해 40여일간 감금한 채 돈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감금과 사기, 영리목적약취 등 혐의로 이모(22)씨를 지난달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동갑 사촌 사이인 20대 초반 A씨와 B씨를 협박해 감금하고, 이들 명의로 1,500만 가량 대출을 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명의로 휴대폰 5대를 개통했다가 되팔아 약 300만원 현금을 챙기기도 했다. 이씨는 두 사람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이들을 끌고 서울과 대구, 강원도 등 전국을 돌아다녔다. 지갑과 휴대폰 등 소지품은 빼앗은 채였다.
이씨는 4월 말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A씨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수사관으로 소개한 뒤 “채팅 앱에 접속하기만 해도 수배 대상이 된다”며 A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열흘 후에는 A씨의 고종사촌인 B씨에게 “당신 역시 수배가 됐으니 일주일만 기다리면 해결해 주겠다”고 속이고 감금을 시작했다. 이씨는 수갑 등을 보여주며 자신이 과거 조직폭력배 소속이었으며 장기매매를 해본 적 있다는 말로 두 사람을 위협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성폭행과 함께 성매매까지 강요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월 말 이씨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B씨가 먼저 탈출에 성공했고, 지난달 17일에는 A씨도 탈출해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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