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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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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입력
2017.07.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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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SK하이닉스 지분 포기 결정”

SK하이닉스 “보도 내용 확인 불가”

WD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도 ‘발목’

막판 혼란 거듭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한국 대표'로 뛰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기 이천캠퍼스 M14 라인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한국 대표'로 뛰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기 이천캠퍼스 M14 라인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달 21일 ‘한미일 연합’이 선정됐지만 본계약 체결까지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다.

SK하이닉스의 지분 인수 전략이 막판 계약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의결권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SK하이닉스 측은 묵묵부답이다. 여기에 도시바와 제휴관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중단 요구 및 소송전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대만 기업 등이 일제히 달려든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의결권 취득을 포기하고 한미일 연합에 자금을 융자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한미일 연합에서 조율이 어려웠던 최대 장애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했지만 지난 12일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인 박성욱 부회장은 의결권 포기설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정반대로 밝힌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15일 “한미일 연합이 인수가로 제시한 2조엔(약 21조원) 중 5,200억엔(약 5조2,453억원)을 SK하이닉스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한미일 연합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고 일본 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이중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베인캐피털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3분의 1을 확보하고, SK하이닉스는 이 SPC에 3,000억엔(약 3조262억원)을 전환사채로 대여하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SK하이닉스의 부담액이 2조원이나 늘어난다면 향후 도시바메모리 지분 확보 가능성 없이 SPC에 자금 대여만 하는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계약 내용에 포함되는 부분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본 언론에서 SK하이닉스에 불리한 내용이 연일 나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일본 언론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한미일 연합에서 SK하이닉스 자리가 미국 웨스턴지디털(WD)로 대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유리한 보도는 거의 없는데, 막바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압박 전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WD의 국제 소송전도 인수전의 변수다. WD는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도시바메모리 매각금지 중재를 요청한 데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에 매각중단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했다. 일단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매각중단 가처분 신청 첫 심리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오는 28일 2차 심리를 열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11일 같은 법원은 도시바 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WD가 제기한 기밀정보 접근 차단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선 “도시바가 취한 WD에 대한 정보 접근 차단 조치를 해제하라”며 WD의 손을 들어줬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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