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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참석 안한다” 몽니 부리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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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참석 안한다” 몽니 부리는 홍준표

입력
2017.07.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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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가 재잘거려도 우리 길 간다”

19일 靑 오찬회담 불참 재확인

“좀팽이 정치… 독상 받겠단 의도”

같은 야당서도 비판 줄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 정국 정상화 국면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같은 야당인 바른정당에서조차 ‘좀팽이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홍 대표는 “들러리를 서지는 않겠다”는 뜻이 확고해 보인다.

홍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뱁새가 아무리 재잘거려도 황새는 제 갈 길을 간다”며 “저들이 본부중대, 1, 2, 3중대를 데리고 국민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고 적었다. 여당과 다른 야당들을 ‘본부중대’와 ‘중대’로 표현하며,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밝힌 대로 청와대 회동에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전날에도 홍 대표는 “청와대로부터 회동 제의가 왔지만 확답하지 않았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야당의 극렬한 반발 속에서 강행 처리한 한미FTA (비준동의안)를 두고 당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제2의 을사늑약이니 매국노니 하며 저를 극렬하게 비난했다”도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거꾸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공정한 협상이니 재협상을 하자고 하고 있다”며 “회담에서 반드시 그 문제가 제기될 텐데 그러면 정권 출범 후 첫 대면에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홍 대표는 청와대에 “이번 회동은 원내대표들과 하는 것이 맞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대표 당선 일성으로도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며 ‘영수회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특히 정치 구도상 참석하는 게 불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태로 여권에 각을 세우기 어려운 처지이며 바른정당도 협치에 기울어 있는 마당에 홍 대표가 자칫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G20 정상회의 등 잇단 정상외교의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란 점에서 “들러리가 되기는 싫다”는 심리가 작용했으리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홍 대표의 의도와 상관없이 여야에서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대표를 겨냥해 “단독회담하자는 투정이고 독상 받겠다는 의도”라며 “정치 참 후지게 한다”고 페이스북에 독설을 퍼부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영수회담을 제안한 대통령에게 당 대표는 못가겠으니 원내대표들과 만나 이야기 하라는 것은 ‘좀팽이’ ‘놀부 심보’와 같다"고 맹공을 가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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