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끝에 타계한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가 아내 류샤(劉霞)의 사진집에 쓸 서문에 애틋한 사부곡(思婦曲)을 유언처럼 남겼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류샤오보는 류샤의 사진집 ‘류샤오보와 동행하는 법(Accompanying Liu Xiaobo)’의 서문 원고에서 류샤에 대한 애정을 ‘얼음처럼 강렬한 사랑, 암흑처럼 아득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류샤오보가 투옥 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선양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져 아내와 마지막 나날을 보내던 지난 5일쯤 작성한 것이다.
서문에는 문학, 예술 등에 대한 열정과 함께 죽음을 짐작한 내용도 포함됐다. 시인이기도 했던 류샤오보는 “북극곰이 광대한 눈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것을 즐기듯 감상은 내 인생의 운명이었다”라며 “지금 가장 유감은 샤미(작은 새우ㆍ류샤의 별명)를 위해 또 다른 전시회를 열어주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적었다. 류샤 역시 사진집 내 류샤오보에게 바치는 시에서 ‘조만간 그 날이 올 것을 안다. 당신이 나를 떠나게 될 때, 홀로 어둠 속을 걸어가리’라고 표현했다. 류샤는 사진집에서 “나는 재소자의 아내로 살았고, 절망의 기간 흑백 사진을 찍어 왔다”라며 “힘든 시기 가족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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