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8월말 호미반도 둘레길 58㎞ 완성
형세가 호랑이 꼬리처럼 생겨 이름 붙여진 경북 포항 ‘호미(虎尾)반도’의 해안둘레길이 다음달 완성된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병대의 상륙훈련도 구경할 수 있다.
포항시는 2015년부터 총 사업비 58억 원을 들여 추진한 호미반도권 해안둘레길 58㎞를 다음달 말 완전 개통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이달 중 남구 청림동 해병대상륙훈련장에서 호미곶면 대보리 호미곶 광장까지 25㎞ 구간을 연결하고 호미곶 광장에서 구룡포읍을 거쳐 장기면 두원리까지 33㎞ 구간을 8월 말 완성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호미반도의 역사와 유적, 풍광을 살리기 위해 주변 자연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고 둘레길을 만들었다. 몽돌과 백사장, 어항, 군 초소 이동로 등을 그대로 활용했다. 단지 절벽 등 단절 구간만 인공구조물을 설치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포항시는 해병대 상륙훈련장이 있는 청림동 청림해변에서 동해면 도구리 백사장 구간에도 둘레길을 조성한다. 해병대 훈련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포항에는 해병대 1사단이 있어 ‘해병의 도시’로 불린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청림해변에서 호미곶 광장까지 25㎞ 구간이 완성되면 둘레길을 걸으며 해병대 상륙훈련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호미반도는 한반도 지도에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온 모양을 하고 있다. 말의 긴 갈기처럼 생겼다고 해 ‘장기’ 반도로 불렸다. 포항시가 2000년 1월 1일 새천년 행사를 앞두고 장기곶을 호미곶으로 바꾸면서 호미반도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호미반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데다 지형이 호랑이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 태고의 시작과 힘찬 기운, 불, 빛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대표적인 것이 삼국유사에 기록된 연오랑세오녀 설화이며 오천읍의 일월지 등 관련 유적이 널려 있다. 또 호미반도 해안가는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기괴한 형상의 바위가 많고 절벽과 동굴, 주상절리까지 펼쳐져 있어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호미반도는 한반도 경도상 가장 동쪽지역으로 맨 먼저 해가 뜨고 석양이 아름답다”며 “호미반도 둘레길은 천혜의 해안을 따라 찰랑이는 물결과 함께 한나절 걸을 수 있는 최고의 힐링로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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