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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러 가수 만남 영상도 공개… “최강 허리케인, 백악관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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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러 가수 만남 영상도 공개… “최강 허리케인, 백악관 강타했다”

입력
2017.07.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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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엔 트럼프 탄핵안 제출

사라 허커비 샌더스(가운데) 미 백악관 부대변인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의혹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사라 허커비 샌더스(가운데) 미 백악관 부대변인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의혹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5급(최고 등급) 허리케인이 백악관을 강타했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재점화한 ‘러시아 스캔들’을 두고 한 트럼프 측근을 인용해 이렇게 표현했다. 대선 전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의 만남이 앞서 9일 폭로된 후 트럼프 주니어 측이 관련 이메일을 공개했으나 진화될 기미가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백악관에서는 러시아 스캔들이 정권 출범 6개월째 지속됨에 따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가 백악관 내ㆍ외부 관계자 10여명의 증언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끝마치고 귀국한 이후 두문불출하며 러시아 스캔들을 수습하지 못하는 백악관 참모진을 거듭 질책하고 있다. 특히 언론 폭로가 꼬리에 꼬리를 물자 내부 정보 유출자에 대한 의심도 커지는 형국이다. 백악관 고위급 관료들 사이에서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자신들에게도 다가올까 두려움도 만연해 업무 마비에 이를 지경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백악관의 불안에도 트럼프 일가와 러시아 간 연계를 드러내는 증거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트럼프 주니어 사태의 주요 인물인 러시아 가수 에민 아갈라로프 가족과 과거 만찬을 갖고 친분을 다지는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아갈라로프는 미스 유니버스 러시아 대회 투자자인 아라스 아갈라로프의 아들로, 지난해 6월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간 만남을 주선한 롭 골드스톤이 그의 홍보 담당자다. 2013년 6월 촬영된 영상 속에서는 골드스톤과 아갈라로프 부자(父子)가 트럼프와 함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어, 트럼프 일가와 러시아 간 유착에 대한 의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사태는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면서 설상가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를 들어 탄핵안을 의회에 공식 제출했다. 사법 방해혐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수사 중단 압박을 가한 후 5월 해임시킨 것을 두고 불거졌다. 탄핵안이 민주당 당론이 아닌 셔먼 의원과 알 그린(텍사스) 하원의원 총 2인의 소수 의견으로 발의된 만큼 통과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하지만 셔먼 의원이 지난달부터 준비해 온 탄핵안의 발의 시점이 트럼프 주니어 사태와 맞아 떨어지면서 반(反)트럼프 진영에 교묘하게 힘을 싣고 있다.

그림 2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혼돈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에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흔들림이 없다는 듯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WP, CNN 보도가 나온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의료보험, 세제 개혁 등 많은 일을 처리하느라 나는 TV를 볼 시간이 거의 없다”고 천연덕스럽게 반격했다. 그는 같은날 기독교방송네트워크(CBN) 인터뷰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매우 사이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3일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파리 출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취임 후 처음인 이번 프랑스 방문은 마크롱이 지난달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7월14일) 행사에 초대함에 따라 이뤄졌다. 다만 방문 일정이 이틀에 불과해 트럼프 대통령의 귀국 후에도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 스캔들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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