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 중 美언론에 소개
대학 다니며 현지 아마팀서 활약
“궁금하면 코치에게 물으라 조언”
압도적인 전력으로 올 시즌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아들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며 야구를 하는 김 감독의 아들 건형(21)씨의 이야기가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미국 매체 더 데일리 뉴스(TDN)는 13일(한국시간) '조용한 동의'라는 제목으로 건형씨의 소식을 전했다. 건형씨는 워싱턴 주 소속의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 베어스에서 외야수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고교 입학 전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건형 씨는 "아버지는 우리 형제가 미국에서 학교도 다니고 야구도 하기를 바라셨다"며 "아버지는 한국에 남고, 어머니가 같이 오셨다"고 전했다. 미국인들이 '건형'이라는 자기 이름을 발음하는 데 애를 먹길래 '라이언'(Ryan)이라는 새 이름을 스스로 지었다. 그는 "사실 라이언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영화에서 따온 것 같다"면서 "그냥 라이언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본명은 있으니) 별명처럼 여긴다"며 웃었다.
건형 씨는 소속팀에서 타율 0.394, 출루율 0.476, 장타율 0.451, 도루 5개를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팀이 속한 웨스트코스트 리그에서 타율 2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4위, 도루 15위다.
이 매체는 김 감독의 이력도 자세히 소개했다. 1991~2005년 KBO리그 소속으로 뛰며 통산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의 성적을 남겼고 4차례 골든 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994년 홈런 1위(25개), 1997년 타율 1위(0.344)였다. 아울러 동메달을 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의 멤버였고,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코치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LG 감독 시절에도 “선수가 될 실력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국에 보냈으니 영어라도 배울 수 있지 않겠나”라고 겸손해 했지만 종종 취재진에게 당시 고교생이었던 건형씨의 경기 영상이 담긴 휴대폰을 내밀며 아들 자랑을 하기도 했다.
건형씨는 “한국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항상 꿈이었다"며 "(꿈이 실현돼) 한국에서 선수로 뛰게 되면 아마 아버지와 나 모두 다소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 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놀러 간 것은 셀 수도 없지만, 김 감독이 건형 씨한테 야구를 가르쳐준 적은 없다고 한다. 건형씨는 "야구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소속팀 코치께 여쭤보라고 하셨다"며 "아버지와 코치 모두한테 야구를 배우면 혼란스러워할 거로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아버지의 그런 태도가 실망스러웠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니 이해가 되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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