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400 고지 앞 주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25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7개월 연속 상승한 코스피지수는 2,400 고지를 눈앞에 두고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단기 급등 부담감과 향후 전망 불안감에 이익 실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2,396.00)보다 4.23포인트(0.18%) 내린 2,391.77로 마감됐다. 지수는 장중 한때 2,399.28까지 올랐지만 2,400선을 뚫지는 못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250만원을 터치한 뒤 249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14조원)을 발표한 뒤 3일 연속 최고가 행진이다. 시가총액도 325조원을 넘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1,556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돌파했다.
하지만 상승장이 삼성전자 등 몇몇 대형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전체 상장사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 정도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9%에 그치고 SK하이닉스까지 제외하면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정 기업의 실적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소폭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IT) 업종을 제외하면 오히려 감소”라며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코스피가 7개월간 쉼 없이 올랐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하반기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반론이 맞서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축소는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4분기 초까지는 국내 증시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조정을 받을 순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전반적으로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수가 어디까지 오르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수와 상관 없이 실적과 업황이 좋은 기업을 잘 골라 투자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대체로 2,500선 이상으로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2,600,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도 2,50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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