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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공들인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시판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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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공들인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시판 허가

입력
2017.07.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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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퇴행성 관절염 환자용

이르면 9월부터 국내 판매

이웅렬 코오롱 회장 각별한 관심

개발비 1100억원 이상 투입 결실

보험 적용돼도 약값 100만원대

“비싼 가격이 시장 확대 걸림돌”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국내 첫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 주(이하 인보사)’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국산 신약으로 29번째이며, 퇴행성 관절염 환자용 유전자치료제로는 세계 최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개발에 착수한 지 19년 만에 1,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얻은 결실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끈기 있게 투자하고 노력하고 기다려온 결과”라며 “회사의 성공을 넘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인보사는 기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받아도 통증 등이 계속되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에게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이런 환자들은 수술 말곤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다. 인보사는 구성이 독특하다.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도입한 연골세포와 일반 연골세포를 섞어 만들었다. 유전정보를 건드렸기 때문에 세포만으로 만드는 세포치료제와 다르다. 기존 유전자치료제들이 동물세포나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해 만들어진 반면, 인보사는 손가락이 6개로 태어난 사람(동종)에게서 수술로 떼어낸 손가락의 연골세포를 채취해 사용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해외에서 먼저 허가받은 유전자치료제는 총 8개다. 이들 모두 특정 암이나 유전병, 희귀병 치료용이다. 약 60억달러 규모의 세계 퇴행성관절염 시장을 겨냥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처음이다. 임상시험에서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인보사를 1회 주사하고 1년 뒤 통증과 무릎 기능 개선 정도를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통증이 줄어들고 일상 활동이 나아졌음을 확인했다고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은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르면 오는 9월 국내 시판을 시작하고, 연말쯤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인보사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내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언급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지난 4월 이 회장은 인보사 생산 거점인 충주공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에게 “1998년 성공 가능성이 0.00001%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그룹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는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4월 5일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인보사 사업보고서를 처음 받은 날짜를 적은 칠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4월 5일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인보사 사업보고서를 처음 받은 날짜를 적은 칠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다만 비싼 가격이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 번 접종에 400만~500만원이나 드는 데다 1, 2년에 한 번씩 계속 맞아야 한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해도 환자가 부담하는 약값이 100만원대(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신약에 급여를 적용하면 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라는 비판도 예상된다. 현재 무릎 인공관절 수술 비용은 400만~500만원이고, 연골 재생을 돕는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시술 비용은 800만~1,200만원 정도다. 제약업계에선 “혁신적인 신약이긴 하지만, 워낙 고가이고 국내 처음 도입되는 만큼 의료진이나 환자가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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