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카노(35ㆍ시애틀)가 메이저리그 별들의 잔치에서 ‘왕별’로 우뚝 섰다.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 소속의 카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 한방으로 AL 올스타는 내셔널리그(NL) 올스타를 2-1로 제압하고 5년 연속 웃었다. 역대 전적은 43승2무4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2008년 올스타전 이후 9년 만에 돌입한 연장에서 결승포를 터뜨린 카노는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부상(副賞)으로 선택 가능한 스포츠카와 픽업트럭 가운데 스포츠카를 골랐다. 전날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한 ‘괴물 신인’ 애런 저지(25ㆍ뉴욕 양키스)는 AL의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선취점은 AL이 뽑았다. 미겔 사노(미네소타)가 0-0인 5회초 2사 2루에서 NL 네 번째 투수 알렉스 우드(LA 다저스)의 공을 받아 쳤고, 빗맞은 타구는 외야 오른쪽 파울라인 안에 뚝 떨어졌다. 1루수와 2루수, 우익수가 모두 달려들었지만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그러나 NL은 6회말 야디에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1점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몰리나는 AL 다섯 번째 투수인 에르빈 산타나(미네소타)의 시속 153㎞ 직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후 9회까지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해 연장으로 들어간 승부에서 카노가 10회초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NL이 10회말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올스타전에 앞서 기념 시구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라틴계 메이저리그 영웅들이 했다. 영웅들은 마운드 주변에 나란히 서서 동시에 시구를 했다. 몰리나 등 현역 라틴계 선수들은 같은 나라 출신 명예의 전당 멤버의 시구를 받아줬다.
올스타전 행사가 본격 시작하기 전에는 ‘레드카펫 쇼’가 열렸다. 선수들과 가족은 메이저리그 후원 자동차 회사가 제공한 픽업트럭을 타고 레드카펫 위를 행진하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 주변에는 지난해 보트 사고로 세상을 떠난 마이애미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를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는 페르난데스의 얼굴이 새겨진 신발을 신고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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