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KIA의 힘은 단연 ‘공포의 타선’이지만 그 뒤에는 건재한 ‘선발야구’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재 다승 전체 단독 선두와 2위가 헥터 노에시(14승)와 양현종(12승)이다. 특히 헥터의 올 시즌 페이스는 놀랍다. 시즌 개막전부터 출전한 1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지난 시즌 마지막 1승을 합쳐 선발 15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는 앤디 밴헤켄(넥센)이 2014년에 작성한 외국인 투수 최다 연승 기록(14연승)을 넘는 신기록이다. 선동열이 해태 시절 기록한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다연승(13연승)은 이미 넘어서 등판할 때마다 신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그는 또 정민태(현대)가 2003년 작성한 개막 이래 선발 최다 연승(14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면 이 부문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헥터는 또 KBO리그 역대 선발 투수 최다 연승 부문에서 정민태(21연승), 김태원(LGㆍ16연승)에 이어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프로야구 원년 OB 박철순이 수립한 22연승이다.
지난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헥터는 31경기에 등판해 15승(5패)을 올리며 타이거즈 효자 용병투수의 계보를 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한층 진일보해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14승을 올렸고, 17차례 등판에서 14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면서 완벽한 투수로 거듭났다. 등판하면 9.35점을 지원한 타선도 헥터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지난해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시즌 최다 22승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헥터는 시속 150㎞ 안팎의 직구를 비롯해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정교한 제구력이 수반돼 공략하기 여간 힘든 투수가 아니다. 게다가 경기 운영과 완급조절 능력까지 탁월해 KBO리그 두 시즌 만에 한국형 용병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올 시즌 KBO리그 마운드의 지배자가 된 헥터의 신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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