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던 정유라(21)씨가 입장을 번복해 법정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12일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직원 5명에 대한 ‘뇌물공여’ 재판에 정씨가 돌연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가 “정유라 증인 출석했나”라고 묻자, 분홍색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의 정씨가 법정 증인석으로 걸어 나왔다. 예상치 못한 정씨의 등장에 방청석이 잠시 술렁대기도 했다.
특검은 이달 8일 삼성 승마지원의 수혜자인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곧바로 “현재 정씨에 대해 검찰이 3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고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신의 형사사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갈 수 없다”고 불출석 의사를 알려 왔다. 정씨 측은 전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까지 제출했다.
정씨가 돌연 입장을 바꿔 출석하자 출석 배경을 두고 쏠리고 있다. 이날 특검은 정씨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 등을 바탕으로 정씨가 삼성 측으로부터 승마지원을 받은 경위와 내용, 이른바 ‘말 세탁’ 과정에 대해 추궁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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