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정근우/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화 정근우(35)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악바리'다. 이를 악물고 전력 질주를 하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프로 13년 차,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야구에 대한 절실한 마음은 더 커졌다. 그는 "언제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눈을 빛냈다.
지난 시즌 뒤 왼 무릎 수술을 받은 정근우는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내 제 실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11일까지 79경기에서 타율 0.316, 9홈런 36타점 55득점 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정근우의 활약이 더 돋보이는 건 팀의 리드 오프이기 때문이다. 톱타자의 임무는 누상에 많이 출루해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것이다. 여기에 타순도 가장 많이 돌아온다. 체력 소모가 그만큼 크다. 1982년 생인 정근우는 리그에서 최연소 톱타자를 맡고 있는 1998년 생 이정후(19·넥센)와 16살 차이가 난다.
정근우 역시 '세월'을 모를 리 없다. 그는 "사실 발이 많이 느려지기도 했고, 도루에 심리적으로 부담이 생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짧은 안타 하나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 뛰는 건 변함이 없다. 그는 "원 히트 투 런 같은 주루 플레이는 아직도 자신이 있다. 그렇게 계속 뛰다 보면 도루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을 거다"며 힘주어 말했다.
보이지 않는 노력이 뒷받침 되고 있다. 그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약 몸무게 7~8kg 정도를 감량했다. 몸에 부담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근우는 "야구에 대해서는 연구도 하고 있고, 욕심도 난다"고 말했다. 이를 악 물고, 온 힘을 다해 달리다 보니 그의 치아에도 무리가 갔다. 하지만 정근우는 "마우스피스는 불편해서 안 하게 되더라. 치아가 안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며 웃어 넘길 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야구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정근우는 "어릴 때는 쉬고 싶을 땐 쉬면서 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다르다. 그는 "이제는 언제 야구를 그만 둘지 모른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 지 모르니 경기를 안 나가면 아쉽다.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패기 넘치던 '어린 시절'은 갔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 남았다. 그는 "신인 때는 무작정 야구를 했다. 뒤도 안 돌아봤던 것 같다"며 "이제는 다르다. 뒤도 보고, 앞도 본다. 후배도 보고, 경기 흐름도 보면서 야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열심히 하는 후배들을 보면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생각나 흐뭇하기도 하다. 정근우는 "같이 키스톤 콤비를 맞추는 (하)주석이가 정말 예쁘다. 야구가 안 될 때 고민을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옛날 생각이 나게 하더라"고 말했다.
"야구만 생각하면서 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올림픽도 갔고, FA(프리 에이전트)도 돼 있더라. 나도 모르게 이만큼 달려왔다"고 돌아본 정근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2013시즌 뒤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 번도 하기 힘든 FA를 두 번 해낼 수 있다는 건 착실히 자기 관리를 하며 야구를 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근우는 "첫 번째 FA를 할 때는 성적에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게 없다. 나이는 그 때보다 많아졌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며 "지금은 그저 경기에 나가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며 웃음지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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