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포럼 코리아 2017 개최
극자외선 적용한 7나도 공정 등 국내 IT 기업ㆍ협력사에 기술 공개
“단기적으로 압도적 2위 도약 후 업계 1위 대만 TSMC 추월” 목표
가격 경쟁력ㆍ기술력 앞서 자신감
메모리 반도체 절대 강자 삼성전자가 주문형 반도체인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정상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압도적 2위로 도약하고 궁극적으로는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월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자회사를 출범시키면서 올해는 한국 반도체 업체의 ‘파운드리 공략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코리아 2017’을 개최하고 국내 팹리스 및 IT 기업, 협력사들에 파운드리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포럼은 올해 5월초 부품(DS) 부문 시스템집적회로(LSI) 사업부 내 파운드리팀을 별도 사업부로 승격한 뒤 국내에서 처음 연 행사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 설립 직후인 5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포럼을 열어 글로벌 고객들에게 파운드리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처음 양산에 들어간 10나노 공정 제품의 안정적인 수율(생산량 대비 완성품 비율)과 내년에 세계 최초로 시작할 극자외선(EUV) 적용 7나노 공정을 집중 소개했다. 7나노 공정을 위해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사로부터 대당 2,000억원이 넘는 EUV 장비를 들여와 경기 화성캠퍼스에 설치하고 있다. 지난 10일 언론사를 상대로 연 사전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 이상현 상무는 “파운드리 업계 단독 2위로 발돋움해 다른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TSMC도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가 집계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0.6%로 독보적인 1위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이지만 파운드리 분야는 점유율 7.9%로 4위에 그쳤다. 특히 TSMC는 최근 파운드리 시장 최대 고객 퀄컴과 애플의 7나노 기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약 609억 달러다. 메모리 반도체(1,038억 달러)보다는 작지만 2020년까지 연 7% 정도씩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라 삼성전자로서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TSMC와 매출액 차이가 크지만, 기술력은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2011년 처음 32나노 공정을 도입했고, 2015년 평면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입체(3D) 구조 기술(핀펫)도 14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SMC의 7나노는 완벽한 EUV 공정이 아니라 우리와는 수율이나 가격 면에서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세계 2위 SK하이닉스가 100% 출자해 설립한 파운드리 전문회사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도 지난 10일 공식 출범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0.2%에, 업계 순위는 27위에 그쳤지만 시스템아이씨를 통해 존재감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 사장은 “공정과 기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주문생산. 표준화된 메모리 반도체는 설계ㆍ개발업체(팹리스)와 생산업체가 동일하지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들은 품종이 워낙 다양해 대부분 설계자가 생산업체에 주문해 생산한다. 퀄컴과 애플, 엔디비아 등은 대표적인 팹리스이고, 삼성전자는 팹리스이자 파운드리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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