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교생이 우연히 노출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장장 45분 동안 인터뷰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워싱턴주 머서 아일랜드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테디 피셔. 11일 미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피셔는 5월 11일자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첨부된 사진에서 매티스 장관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발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서가 들고 있던 서류에서 국방장관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가 그대로 노출된 것. 학교 신문사 기자로 일하는 피셔는 재빨리 번호를 받아 적었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휴대폰 주인이 매티스 장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사진은 몇 분 뒤 삭제됐다.
피셔의 눈썰미는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피셔가 “장관의 번호가 대중에게 공개됐다”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정중한 문자를 남기자 매티스는 “내가 전화하겠다”며 고교생의 부탁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얼마 뒤 미국의 대외정책과 국내 정치 등 다양한 현안을 놓고 최고위 당국자와 10대 젊은이 사이에 45분 간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매티스 장관은 “당신이 더 큰 공동체를 도우면 45세에 정신과 의사와 마주앉아 인생을 말할 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항하는 방안으로 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고교생에게 1년 간 미국 유학을 지원하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말을 경청했으면 보다 나은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며 개인적 견해도 내비쳤다.
매티스 장관은 “항상 젊은 세대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피셔는 “기적같은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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