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싸움에 여념 없는 LG가 전반기 종료 직전 최대 악재를 만났다.
LG는 10일 핵심 왼손 투수 세 명을 일제히 1군에서 제외했다. 불펜 요원 윤지웅(29)이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구단 자체 잔여 시즌 출전 정지 처분과 함께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았고, 1~2선발 데이비드 허프(33)와 차우찬(30)은 부상 탓에 동반 이탈했다.
무엇보다 윤지웅이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뼈아프다. LG는 9일 잠실 한화전에서 레전드 이병규의 은퇴식과 함께 기분 좋은 승리로 5할 승률을 맞췄다. 떠나는 스타에 대한 예우를 성공적으로 갖추며 구단이 큰 일을 치렀지만 그날 밤 윤지웅은 술을 마신 뒤 자동차 운전대를 잡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올해 34경기에서 1승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불펜에서 쏠쏠한 역할을 했던 그였기 때문에 타격은 더욱 크다.
설상가상 ‘원투 펀치’까지 몸에 이상 증세를 보였다. 에이스 허프는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무릎 재활로 5월12일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은 허프는 이로써 또 한번 한달 이상 공백이 불가피하다. 부상 전까지 그는 올해 10경기에서 두 차례 완투 포함 3승4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 역대 최고 액(4년 총 95억원)을 주고 데려온 토종 에이스 차우찬도 갑작스럽게 1군에서 빠졌다. 차우찬은 당초 11일 인천 SK전에 선발 투수로 나갈 예정이었지만 등판을 하루 앞두고 엔트리에서 빠졌다.
LG 관계자는 “차우찬이 6월27일 부산 롯데전에서 타구에 왼쪽 팔꿈치를 맞았는데, 아직 후유증이 남은 상태”라며 “올스타 휴식기에 맞춰 휴식 차원으로 말소한다”고 설명했다. LG는 차우찬 대신 임찬규를 11일 선발로 낙점했다.
LG는 올해 좀처럼 ‘완전체 전력’을 꾸리지 못한 채 잇단 악재 속에 고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 마무리로 낙점된 임정우는 어깨 부상 탓에 여전히 재활에 매진 중이며 발목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이달 말쯤이나 복귀가 가능하다. 또 2년 전 투수 정찬헌과 내야수 정성훈이 음주운전으로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친 이후 다시 한번 같은 사태가 발생해 선수단 관리에도 큰 허점을 드러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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