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의 국내 환자 가운데 약 60%는 4세 이하 아동인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질병관리본부는 식중독의 일종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걸렸다가 합병증인 HUS에 함께 걸린 환자 수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감염된 환자 수는 443명이었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걸린 사람 100명 중 5명(5.4%)은 HUS걸렸다는 의미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아동이 HUS에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24명 가운데 0~4세가 절반을 훌쩍 넘는 58.3%(14명)로 10세 이상(29.2%ㆍ7명)이나 5~9세(12.5%ㆍ3명) 환자 수보다 많았다. 환자들은 발병 직전 우유나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먹었다고 보고했지만. 이들 음식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과 HUS를 유발했는지 구체적인 인과 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고 질본은 전했다.
질본에 따르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주로 소고기로 가공된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며,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나 오염된 채소ㆍ주스, 마요네즈, 살라미, 소시지 등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전날 맥도날드가 입장 자료를 내고 ‘문제의 패티는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질본 관계자는 “4세 여아가 햄버거를 먹고 HUS에 걸렸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돼지고기도 소고기처럼 HUS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패티에 내장을 섞지 않는다’고도 해명했지만,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원인이 되는 병원성 대장균은 내장을 섞지 않더라도 패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질본의 설명이다.
HUS에 걸리면 주로 보존적 치료를 실시하며, 환자의 40~50%는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10% 정도는 만성 신부전을 앓게 되며 치사율은 2~7% 수준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