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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배우 백인배우와 임금차별로 재계약 포기

입력
2017.07.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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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배우인 그레이스 박(왼쪽)과 대니얼 대 킴이 출연한 미국 드라마 ‘하와의 파이브-오’의 한 장면. CBS 홈페이지 캡처
한국계 배우인 그레이스 박(왼쪽)과 대니얼 대 킴이 출연한 미국 드라마 ‘하와의 파이브-오’의 한 장면. CBS 홈페이지 캡처

8번째 시즌을 앞둔 미국 CBS방송의 범죄 수사물 ‘하와이 파이브-오’ 드라마 주역 한국계 배우 다니엘 대 킴(49)과 그레이스 박(43)이 백인 배우들과의 임금 차별 때문에 하차한다.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하와이 파이브-오’에는 한국계 배우 2명과 백인 배우 2명이 주연으로 하와이 경찰 역할로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계 배우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는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CBS 측이 백인 배우보다 10~15% 낮은 계약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계약 협상 당시 다른 백인 주인공들과 동등한 임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임금차별로 인한 하차 소식이 알려졌지만 CBS는 “대니얼과 그레이스가 보여준 엄청난 재능에 감사를 표한다. 그들이 밝은 앞날을 기원한다”라는 입장만 내놨다. 이에 항의가 커지자 프로듀서인 피터 렌코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실은 이렇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CBS는 두 배우와의 임금 협상에서 굉장히 자비로웠고,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두 배우가 전례 없는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다니엘 대 킴은 자신의 SNS에서 “다들 기사를 통해 접한 하차 소식은 슬프지만 사실”이라며 “CBS가 제시한 새로운 계약 조건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하차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등을 향한 길은 쉽지 않지만, 미래를 기대했으면 좋겠다”며 CBS 측 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은 ‘언급되지 않았던 불평등’을 재조명한다고 분석했다. 배우들 사이에 불평등한 임금은 성별 격차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종 격차로도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WP는 이런 인종차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은 “CBS가 두 배우에게 전례 없는 임금을 제안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평소 더 낮은 임금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비꼬았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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