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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에 희망 담아 선물하는 장학관

입력
2017.07.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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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호 장학관 자화상
지선호 장학관 자화상

현직 장학관이 이웃의 웃는 얼굴을 그려 선물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1~19일 충북 청주시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1층 갤러리에서 초상화 특별전을 여는 지선호(56)충북도교육청 중등장학관.

그는 이번 전시에 그 동안 자신이 그렸던 초상화 1,000점 가운데 200여 점의 원화를 선보인다.

그림에 관한 한 문외한이었던 그가 초상화 그리기를 시작한 것은 청주 가경중 교감으로 재직하던 2015년.

당시 자유학기제 시행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꿈과 끼’에 관해 상담하던 그는 “50대 중반의 나는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하고 자문하다 그림을 시작해보기로 작심했다.

그는 먼저 아내와 카카오톡 메신저 친구들을 모델로 삼아 습작에 나섰다. 그림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자 그는 2015년 9월 ‘희망얼굴 1,000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1,000명의 초상화를 그려 선물하자는 계획. 초상화는 화선지에 연필로 스케치하고 붓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동양화 물감으로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그린다. 그림 아래에는 용기를 주는 문구를 붓으로 써 넣는다. 그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최대한 주인공의 밝고 환한 모습을 담으려 애쓴다. 모든 이를 만화주인공처럼 멋지게 표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제자들부터 동료 교사, 옆집 주민, 자원봉사자, 사회활동가, 지역 유명인 등 다양한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2월 가경중 졸업식에서는 졸업생과 교사 등 250명의 초상화를 그린 뒤 하나 하나 액자에 담아 선물, 졸업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를 위해 그는 그 해 겨울방학 40일을 꼬박 작업실에서 지냈다고 한다.

지선호 장학관이 그려 선물한 초상화들. 주인공은 학생부터 교사, 사회활동가, 지역 유명인 등 다양하다. 도종환 문체부장관과 한범덕 전 청주시장도 눈에 띈다.
지선호 장학관이 그려 선물한 초상화들. 주인공은 학생부터 교사, 사회활동가, 지역 유명인 등 다양하다. 도종환 문체부장관과 한범덕 전 청주시장도 눈에 띈다.

바쁜 일과 때문에 주로 새벽에 작업을 하는 그는 지난달 드디어 목표한 1,000명의 초상화를 그려 자신과 약속한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호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이 특별전시회를 주선, 이번 전시가 열리게 됐다. 김 사무총장은 “초상화 속에 희망을 담아 응원하고 소통하는 지 장학관의 작품에 많은 분들이 감명받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 장학관은 “희망얼굴 프로젝트를 통해 내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장학관 활동을 마치고 일선 학교로 돌아가면 제자들 캐리커처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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