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처음으로 비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옥자를 관람하고 나서 고기를 쳐다보기가 힘들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의 관람평들이다. SNS와 온라인에선 영화 자체에 대한 관람평을 비롯해 육식 위주의 식습관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개봉한 영화 '옥자'는 육류 생산을 위해 다국적 기업의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슈퍼돼지 옥자의 수난을 그리며 공장식 사육을 고발한다.
관람객들은 '옥자'를 관람한 뒤 직접 채식을 실천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옥자를 계기로 채식을 시작했다”고 말하며 직접 만든 채식 샐러드 사진을 게시했고, 다른 이용자는 “콩으로 만든 고기를 먹어봤다”며 "옥자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영화 '옥자'에 등장하는 식사 장면들도 채식의 일종인 세미 베지테리언(일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반 채식인') 식단을 재현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유제품, 동물의 알, 동물성 해산물, 조류의 고기를 섭취하는 ‘폴로 베지테리언'에 해당한다. 냇가에서 다 자란 물고기를 골라 만든 매운탕, 들에서 방생해 기르던 닭으로 만든 백숙과 그 닭의 알로 만든 삶은 달걀, 채소 등이다. 밥상에 오른 생선과 닭고기는 자생하거나 방생됐다는 점이 공장식 사육으로 생산된 육류와 다르다.
영화 '옥자'의 제작사 넷플릭스도 최근 페이스북 계정에 '옥자 관람 이전과 이후(Life before OKJA vs Life after)'라는 제목으로 연출한 영상을 공개해 '좋아요' 1만 개 이상을 받았다. 영상에서 '옥자'를 관람한 뒤 마트의 육류 진열대를 지나는 한 여성은 진공포장 된 햄 상품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엄연히 따지자면 '옥자'는 육식을 반대하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고도로 발전한 (육류) 대량생산 시스템은 필요한 만큼만 잡아먹던 과거와 달리 자연의 흐름에서 벗어난 '최신식의 홀로코스트'"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감금틀 사육을 법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공장 대신 농장을!'이라는 주제로 10만명 서명운동을 오는 카라 홈페이지에서 28일까지 진행한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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