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7) 축구국가대표 신임 감독이 “나이를 불문하고 경기력이 좋으면 이동국(38)이나 염기훈(34)도 충분히 뽑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9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맞붙은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아”1~2년이 아니라 (2018 러시아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벡전) 한, 두 경기에 맞춰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나이에 구애 받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이동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경기만 잘 한다면 충분히 뽑을 수 있고 나이가 있어서 대표팀에 안 뽑힌다고 볼 수 없다. 이동국도 당연히 거기 포함돼있고 염기훈도 제 머리 안에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90분 내내 운동장에서 내 한 목숨 바친다는 각오를 갖고 뛰는 선수를 발탁할 것”이라며 대표팀 선발 기준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경기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주심이 휘슬 불 때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축구팬들도 후회 없는 경기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력과 사명감, 희생정신을 가장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선수, 그런 걸 보여주면서 동료 선수가 우리는 ‘원 팀(One Team)’이라고 느낄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의 협조로 대표팀이 조기소집 되면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나 프로축구연맹에서 도와준다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K리그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뽑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협조와 도움을 주면 K리그 선수들에게 문은 더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파 선수들의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쓴웃음을 삼켰다. 신 감독은 “전북-울산 경기와 수원-제주 경기를 관전했는데, 잔 패스를 실수하는 장면이 눈에 많이 띄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비도 오고 그라운드 조건이 상당히 좋은 것 같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한 방에 들어가는 킬 패스 등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프리 시즌 경기에 나선 권창훈(23ㆍ디종FCO)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 7일 권창훈과 보이스톡으로 20여분간 통화했다”며 “지금 전혀 잔부상 없고 프리시즌 연습경기도 출전하고 있어 몸 상태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해외파 선수들에 대해서도 “대표팀 코치 인선이 마무리되고 나면 각자 역할분담을 줘서 빠짐없이 물어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전날 전주를 찾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챙긴 데 이어 취임 후 첫 행보로 국내파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에 나섰다. 신 감독은 12일 이전까지 새 코치진을 확정할 계획이다.
수원=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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