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림(30ㆍ광주시청)이 아시아육상선수권 우승과 한국 여자 육상 선수로는 처음으로 트랙 종목에서 런던 세계육상선수권(8.4~13) 출전권을 따는 ‘겹경사’를 맞았다.
정혜림은 8일 인도 부바네스와르 카랑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2회 아시아선수권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3초1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륙별 선수권 우승자에게 그 해 세계선수권 출전 기회를 주는 규정 덕분에 런던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남자 100m와 남자 110m 허들, 남자 높이뛰기(이상 트랙) 그리고 남녀 마라톤, 남자 경보 20km와 50km, 여자 경보 20km(이상 로드)에 이어 여자 트랙 종목에서 처음으로 정혜림이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정혜림은 “아시아선수권 금메달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동시에 따 너무 기쁘다. 하지만 목표했던 한국기록(13초00)을 못 깨 아쉬움이 크다. 세계선수권에서는 꼭 새로운 한국기록을 수립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기대주 우상혁(21ㆍ서천군청)도 대회 결승에서 2m30(개인 최고기록 타이)을 넘으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2m33으로 은메달을 딴 중국의 장궈웨이와 치열한 각축전 끝에 따낸 우승이라 더 값지다. 우상혁은 마지막 3차 시기에 2m30을 넘으며 2m28에 그친 장궈웨이를 따돌렸다. 우상혁은 이미 지난 6월 김천 전국육상선수권에서 2m30의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 세계선수권 출전 기준 기록(2m30)을 충족한 바 있다.
남자 해머던지기 이윤철(35ㆍ음성군청)은 대회 결승에서 73m77을 던져 자신이 보유 중이던 종전 한국기록(73m50)을 27cm 경신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결승 5차 시기에서 73m70, 6차 시기 73m77을 던지며 두 차례 연속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한편 최근 남자 100m에서 연일 기록을 단축해 화제를 모았던 김국영(26ㆍ광주광역시청)은 잠시 숨을 골랐다. 김국영은 9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제30회 남부 주헤이 기념 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세단뛰기 우승자인 남부 주헤이를 기념하기 위한 친선 대회다. 김국영이 만약 런던 세계선수권 남자 100m 기준기록(10초12)을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 도전하기로 한 마지막 무대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 달 27일 강원 정선 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에서 10초07을 뛰며 한국신기록과 함께 세계대회 기준을 거뜬히 넘었다.
다소 편한 마음으로 레이스에 나선 김국영은 예선에서 10초41을 뛴 뒤 결선에서 10초21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결선 기록은 뒷바람이 초속 2.4m로 불어 공식 기록으로도 남지 않는다. 육상에서는 초속 2.0m 이하일 때만 공식 기록으로 인정한다. 김국영은 지난 달 25일 전국육상대회 준결승 10초13, 결승에서는 10초07(뒷바람이 초속 3.6m라 공식 기록 인정 못 받음) 그리고 이틀 뒤 다시 10초07을 뛴 폭발적인 상승세는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컨디션 점검을 위해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라 기록에 큰 의미는 없다는 분석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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