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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사라진 두장 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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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사라진 두장 복원된다

입력
2017.07.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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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의 낙장 첫 부분(왼쪽)과 낙장 마지막 부분. 문화재청 제공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의 낙장 첫 부분(왼쪽)과 낙장 마지막 부분. 문화재청 제공

훈민정음 해례본의 사라진 두 장이 복원된다. 책이 1940년 세상에 나온 이후 77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정본(定本) 제작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정본은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표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공식 인정 받는 문서 또는 책이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정본 제작 연구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연구진이 구성되면 이르면 올 안에 결과물이 나온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훈민정음 해례본은 1940년쯤 경북 안동의 한 고택에서 발견된 것을 고(故) 간송 전형필이 거금을 주고 산 것이다. 세종이 1446년 한글을 창제하면서 본문 4장을 썼고, 정인지 신숙주 등 집현전 8학자가 한글 용례를 담은 해례 29장을 덧붙인 목판본이다. 발견 당시 표지와 본문 두 장이 빠진 상태였다. 두 장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선 연산군의 한글책 소지자 처벌 방침 때문에 일부러 뜯어냈다는 설과 보관 상의 이유로 사라졌다는 설 등이 엇갈린다.

해례본을 발견해 간송에 넘긴 이한걸 가문의 이용준씨는 은사인 김태준 명륜전문학교(성균관대 전신) 교수와 사라진 두 장을 복원해 필사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고증 자료로 참고한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 자체에 오류가 많아 정본으로 인정 받지 못했다. 복원 부분의 마지막 글자 ‘이(耳)’가 ‘의(矣)’로 잘못 적혔다는 지적을 비롯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어학자들은 사라진 두 장을 제대로 복원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약 600년 전 쓴 책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책 첫머리의 권두서명을 ‘훈민정음’으로 할지 ‘어제(御製)훈민정음’으로 할지, 구두점 오류를 어떻게 수정할지 등을 놓고 학계의 의견이 다르다. 간송미술관 소장본의 복원된 두 장을 폐기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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