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이자 홍콩에 처음 기항한 랴오닝(遼寧)함을 보기 위해 장사진을 쳤다. 이를 두고 홍콩 반환 20주년을 계기로 홍콩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시민 1,000여명이 칭이(靑衣)섬 부근에 정박한 랴오닝함에 올라 내부를 구경했으며 휴대폰으로 기념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랴오닝함에 승선한 대부분 관람객은 랴오닝함의 규모와 선상에 배치된 전투기 등을 보고 놀라워했으며 일부는 항모 바닥에 입맞춤하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랴오닝함은 지난 7일 오전 구축함인 지난(濟南)ㆍ인촨(銀川)함, 호위함인 옌타이(烟台)함 등과 함께 홍콩 남부수역으로 진입한 뒤 수상경찰선 20척의 호위를 받으며 이스트 람마(東博寮)해협을 거쳐 칭이섬 부근에 정박했다. 랴오닝함에는 함재기 젠(殲ㆍJ)-15와 헬리콥터 등이 배치됐다.
랴오닝함의 홍콩 기항은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과 함께 홍콩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홍콩 정부는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사전에 관람을 신청한 홍콩 영주권자 2,000명에게 하루 1시간씩 무료 개방키로 했는데, 실제 친중국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상당수 티켓이 배정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을 건널 때 1급 전투태세에 돌입해 일련의 훈련을 벌인 점, 미국이 남중국해 시사(西沙)군도 인근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 직후 홍콩에 정박한 점 등을 이유로 중국이 무력시위를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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