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보수 야당의 ‘쇄신 경쟁’이 시작됐다. 자유한국당은 당내 기득권 청산에, 바른정당은 참보수 알리기에 초점을 맞췄다. 일주일 사이로 새 사령탑에 오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모두 혁신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설정했다.
홍준표 “제2의 혁신안으로 위기 돌파”
‘인적ㆍ조직ㆍ정책 혁신’을 천명한 홍 대표는 이번 주 내에 혁신의 청사진을 그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혁신위원장은 정치권에 몸 담지 않았던 인사로, 직접 홍 대표가 만나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홍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야심차게 내놓은 당 쇄신의 복안이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 때인 2005년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권을 받아 혁신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홍 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대선 1년 6개월 전 당권ㆍ대권 분리, 집단지도체제 도입,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 실시 등 혁신안을 관철시켰다. ‘모래시계 검사’가 아닌 ‘정치인 홍준표’로서 이름 석자를 대중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국정농단 책임에 따른 보수 궤멸의 위기 속에서 당의 수장에 오른 홍 대표는 이에 버금가는 혁신안을 돌파구로 삼으려 벼르고 있다.
특히 인적 청산의 범위와 강도에 초점이 모아진다. 홍 대표는 앞서 “혁신위가 국정농단 관련자를 가려낼 것”이라며 “쳐낼 것은 쳐내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뜻”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해온 최경환ㆍ서청원 두 핵심 의원을 겨냥한 말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공천 규정을 손질해 사실상 이들의 차기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종용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혜훈, ‘참보수를 찾아서’ 전국 투어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의 첫 여성 대표에 오른 이혜훈 대표는 ‘참보수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몸으로 부딪히고 발로 뛰어 참보수를 국민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9일 통화에서 “19일부터 8월까지 ‘참보수를 찾습니다’를 구호로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장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지역으로는 대구와 광주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대구는 보수의 본산이자, 바른정당에게는 아직도 ‘배신자’라는 거짓 프레임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지속적으로 찾아 강고한 편견을 깨고 바른정당이 가려는 참보수의 길에 마음을 열어주시길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호남 역시 수구보수의 적폐인 지역 대결구도를 깨려 공을 들여야 할 곳”이라며 “거기다 최근 ‘국민의당 사태’ 때문에 허탈한 민심에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대구나 광주 두 도시 중 한 곳에서 투어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이 기간 동안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인지도가 높은 당의 간판 인사가 진행하는 ‘참보수 토크 콘서트’를 비롯해 ‘참보수 후원금’ 모금, 신규 당원 모집 등 당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참보수 투어에서 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9월 정기국회 때 입법과 예산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대선 때 뿌린 참보수의 씨앗이 뿌리 내리고 열매를 맺게 하려는 긴 여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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