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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저녁을 찾아서] 짧아진 노동시간, 더 평등해진 남녀

입력
2017.07.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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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반이면 학교로 데리러 오는 아빠 덕분에 초등학교 1학년 유니는 학급에서 가장 일찍 귀가하는 아이 중 한 명이 됐다. 빗길 퀵보드를 타고 하교하는 유니를 위해 헬멧을 씌워준 토미 오팅예씨가 딸을 안은 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오후 4시 반이면 학교로 데리러 오는 아빠 덕분에 초등학교 1학년 유니는 학급에서 가장 일찍 귀가하는 아이 중 한 명이 됐다. 빗길 퀵보드를 타고 하교하는 유니를 위해 헬멧을 씌워준 토미 오팅예씨가 딸을 안은 채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6시간 근무 ‘라테파파’ 오팅예씨

아이들 저녁도 직접 해 먹이고

아내와 번갈아 자유시간 가져

잊고 지내던 취미 생활도 시작

“양육 책임 부부가 똑같이 져야”

7세와 11세 두 딸을 둔 토미 오팅예(40)씨는 오후 4시가 되면 스톡홀름 동부의 함마르비 셰스타드에 위치한 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그가 일하는 IT기업 브라트가 6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는 덕분이다. 쿵스가탄의 회사에서 학교까지 자전거로 30분을 달려 도착하면, 방과후교실에서 뛰어놀던 둘째 딸 유니가 격하게 달려 나와 품에 안긴다. 반 친구들 중 가장 일찍 귀가한다는 기쁨의 표현이다. 유니의 친구들도 부러움에 우루루 몰려나와 ‘라테파파’(한손에 라테를 들고 다른 손으로 유모차를 끄는,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 오팅예씨를 반긴다. 스웨덴 정부 소속 연구재단의 기금 담당 부서장인 아내와 번갈아 아이들을 데리러 오지만, 아내는 하루 8시간 근무하는 터라 픽업 시간이 더 늦다. 이들 부부는 아빠가 아침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면 엄마가 오후에 픽업해 돌보고, 다음날은 순서를 바꿔 ‘교대제’ 형식으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이른 시간 학교로 데리러 오는 유니(오른쪽 세 번째)의 아빠 토미 오팅예(왼쪽)씨를 보고 친구들이 교실 밖으로 몰려나와 이것저것 묻고 있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이른 시간 학교로 데리러 오는 유니(오른쪽 세 번째)의 아빠 토미 오팅예(왼쪽)씨를 보고 친구들이 교실 밖으로 몰려나와 이것저것 묻고 있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노동시간 줄여야 아빠도 ‘컴백홈’

“2015년 브라트로 옮겨오기 전 회사에서는 하루 12~14시간씩 일했어요. IT업계는 정글 같아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도 별로 없고,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죠.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 양육의 책임을 똑같이 나눠진다는 게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회사 시스템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오팅예씨는 “매주 월요일엔 늦게 출근하고 화요일엔 일찍 퇴근하는 식으로 근무해야 했으니 여간 눈치가 보인 게 아니었다”며 “출근하면 ‘아, 나 좀 늦었어. 그런데 내가 어제 늦게까지 일한 거 알지?’ 끊임없이 어필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6시간 근무제는 삶의 모든 것을 바꾼 ‘게임체인저’였다.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는 일까지 하루에 다 할 수 있고, 자녀들과의 관계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다. 전에는 아침마다 늦잠을 자거나 꾸물거리는 아이들을 재촉하느라 언성을 높이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일쑤였다. 짧은 대답과 퉁명스런 표정에 아빠 눈치를 살피던 아이들은 이제 아빠와 여유 있고 따스한 아침시간을 보낸다. 오후에는 아이들을 하교시켜 20~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스파게티 미트볼이나 팬케이크를 해 먹이고, 날씨가 좋은 날엔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외식을 하기도 한다.

미술을 좋아하는 큰 딸과 농구선수가 꿈인 둘째 딸 덕분에 그림과 농구라는, 20여 년간 잊고 지내던 취미생활도 다시 시작했다. “한 사람이 아이들을 돌보는 저녁에 다른 한 사람은 체육관에 가 운동을 해요. 운동을 마친 사람이 오후 8시쯤 귀가하면 미리 준비해 놓은 저녁식사를 부부만 따로 먹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스웨덴 전통과는 차이가 좀 있죠.” 스웨덴의 가장 평등한 부부 중 하나라고 자신하는 오팅예씨는 “짧아진 노동시간 덕분에 보다 평등한 가사ㆍ육아 분담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평일 오후 4시 반. 토미 오팅예씨가 학교 앞에 도착해 큰 딸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11세인 큰 딸은 이제 혼자서 등ㆍ하교를 하기도 한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비가 오는 평일 오후 4시 반. 토미 오팅예씨가 학교 앞에 도착해 큰 딸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11세인 큰 딸은 이제 혼자서 등ㆍ하교를 하기도 한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노동시간 단축이 저절로 양성평등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간 단축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국내 한 은행이 늘어난 개인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남녀 직원 별로 분류해봤더니, 남성 직원들이 외국어 공부 등 자기계발에 여가 시간 대부분을 사용한 것과 달리 여성 직원들은 가사와 육아에 주로 쓴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노동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젠더 갭은 여전했던 것이다. “스웨덴에서도 종종 보는 일이에요. 스웨덴이 국제 비교에서는 양성평등 1위 국가이지만, 여성이 더 가사일을 많이 하는 게 여기서도 흔한 일이죠.” 오팅예씨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부부 둘이서 해도 힘든 일이고,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잘 맞춘다는 건 남녀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노동시간 단축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양성평등”이라고 강조했다.

율리아 벤델린 오스 CEO는 "육아를 통해 익히는 멀티태스킹 능력은 고도의 숙련기술"이라며 "기업으로서도 육아에 주도적인 아빠 직원을 뽑는 것이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비스뷔=박선영 기자
율리아 벤델린 오스 CEO는 "육아를 통해 익히는 멀티태스킹 능력은 고도의 숙련기술"이라며 "기업으로서도 육아에 주도적인 아빠 직원을 뽑는 것이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비스뷔=박선영 기자

함께 벌어 함께 키운다 ‘2.0 모델’

부부 중 한 사람(주로 남편)은 풀타임으로 일하고 그 배우자(주로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네덜란드의 ‘1.5 모델’과 달리, 스웨덴은 남녀 모두가 동일하게 노동시간을 단축해 풀타임으로 일하는 ‘2.0 모델’이다. 높은 고용률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성평등 이슈가 제기되는 네덜란드와 차별되며, 스웨덴이 성 평등한 노동의 ‘최종적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스웨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전일제 맞벌이 부부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전체 부부 중 전일제 맞벌이 비율이 68.3%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이 비율이 20.6%에 불과하다. 이 숫자는 가사노동 분배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이 남성 가사 분담률 16.5%로 OECD 최하위인 반면 스웨덴은 남성들이 가사노동의 절반에 육박하는 42.7%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7.3%포인트의 여전한 차이에 스웨덴 여성들은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여전히 성차별과 젠더 이슈가 중요한 사회 의제라고. 스웨덴 여성들이 함께 살아가는 건 훨씬 더 열악한 조건의 다른 나라 여성들이 아니라 자신보다 7.3%포인트 가사 일을 덜 하는 스웨덴 남성들이기 때문이다.

초등생 남매를 키우는 광고회사 오스의 크리스토퍼-로빈 모린 예술감독은 아내가 항공기 승무원이다. 일주일에 3일은 비행을 나가고 야간 비행도 잦다. 이 기간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도맡아 하는 건 남편의 몫이다. “극히 평등한 젠더관”에 따라 아내가 집에 머무는 때에도 요리는 똑같이 나눠서 한다. 모린 감독은 아이를 낳고 4개월 육아휴직을 썼으며, 남은 휴직기간은 아이를 돌볼 일이 있을 때마다 꺼내 쓰고 있다.

#전반적 노동시간 단축 효과

여성만을 위한 지원은 불평등 불러

직업 당연시… ‘주부’라는 말 안 써

20년 전 男 육아휴직은 승진포기

지금은 당연한 권리 성평등 누려

오스 CEO인 율리아 벤델린(45)씨도 뮤지션 남편과 평등하게 집안일을 나눠 하며 15세 아들 펠레와 12세 딸 니케를 키웠다. “남편이 아주 요리를 잘해서 음식은 전담했고, 저는 요리 젬병이라 세탁을 맡았죠.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예요. 우리 세대는 대체로 이렇게 평등하게 가사를 분담하죠. 하지만 20~30년 전에는 아니었어요. 변화를 만들어 낸 거예요.”

벤델린씨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는 게 중요하다”며 “’도와줘서 고마워’ 같은 말은 베이비시터 아닌 아이들 아빠에게 절대 해선 안 되는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웨덴도 20년 전에는 육아휴직 하는 아빠들을 출세 포기한 사람이라고 비아냥댔어요.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문화가 바뀌었죠. ‘이건 문제야. 나는 전혀 괜찮지 않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한 여성들 덕분에요. 자꾸 이 얘기를 꺼내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 아직도 남녀가 평등하지 않다는 게 이상한 겁니다.”

벤델린씨는 “우리 부부를 보며 ‘저 집은 남편이 요리를 다하더라. 나쁜 엄마’라고 흉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평등한 관계에 만족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요즘 스웨덴에서는 육아휴직을 안 쓴 아빠를 보면 다들 가여워 해요. ‘뭐라고? 엄마만 그걸 했다고? 오, 넌 정말 많은 걸 놓쳤네’라고 말하죠.”

월요일 오전 스톡홀름 거리에서 홀로 유모차를 밀고 다니며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 스웨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들 '라테파파' 덕분에 스웨덴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최상위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월요일 오전 스톡홀름 거리에서 홀로 유모차를 밀고 다니며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 스웨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들 '라테파파' 덕분에 스웨덴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최상위다. 스톡홀름=박선영 기자

양성평등, 고부담-고복지의 핵심고리

부부 합산 18개월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스웨덴은 세계 최강의 양육시스템을 갖춘 국가다. 육아휴직 18개월 중 3개월은 반드시 아빠가 사용해야 엄마도 나머지 기간을 쓸 수 있으며, 아빠가 사용하는 휴직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보너스가 지급된다. 9개월씩 동등하게 쓰는 부부는 전체 육아휴직자의 14%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빠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육아휴직급여는 15개월간은 임금의 100%, 3개월은 80%를 받도록 돼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단체협약을 통해 전 기간 100%에 근접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초면에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직업일 정도로 사회적 아이덴티티를 중시하고, 주부(Hemmafur)라는 단어 자체를 금기시할 정도로 직업 있는 여성을 권장하는 문화다. 고용률 76.3%인 스웨덴에서 15세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프랑스 50%, 독일 55%, 네덜란드 57%보다 높은 61%(세계은행, 2016)인 건 당연한 귀결이다.

고부담-고복지 국가인 스웨덴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들은 매우 중요하다. 소득 30~50%의 세금이 막대한 복지 재원을 조달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여성친화적 육아정책을 시행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하게 해 더 많이 걷은 세금으로 복지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스웨덴 사무직노동자연합의 아만다 플로린 홍보 담당 책임자는 “스웨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식으로, 법정 노동시간인 주당 40시간보다 적은 평균 38시간 정도를 일하고 있다”며 “섬머타임 기간에는 35시간만 일하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만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이 없는 대신 공공보육과 육아휴직 제도, 단체협약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육아기 여성이 풀타임 노동자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초과근로 시간도 연간 200시간을 넘길 수 없으며, 한 달 최대 50시간이 넘어선 안 된다.

광고회사 오스의 CEO인 율리아 벤델린(왼쪽)씨가 종강 기념으로 학부모들이 주최한 가족동반 피크닉 에서 딸 니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스뷔=박선영 기자
광고회사 오스의 CEO인 율리아 벤델린(왼쪽)씨가 종강 기념으로 학부모들이 주최한 가족동반 피크닉 에서 딸 니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스뷔=박선영 기자

지난달 1일 스웨덴 고틀란드섬의 주도 비스뷔. 오후 4시가 넘자 발트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공원 잔디밭으로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피크닉 가방을 든 채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은 벤델린씨의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이 종강을 기념해 기획한 방과 후 가족 피크닉 행사가 열리는 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늦둥이 막내부터 고등학생 누나와 오빠까지 총출동해 부모들과 함께 야구 경기를 하며 짧은 스웨덴의 여름을 즐겼다. 학교 행사가 있다고 하면 자유롭게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스웨덴 직장문화 덕분에 목요일 오후 4시의 공원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6시간 근무제를 시작한 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엄청 늘었죠. 이제 다 커서 변성기인 아들은 ‘엄마, 왜 벌써 왔어요?’ 멀뚱하니 묻지만, 저녁이면 다 같이 모여 소리 내 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요.” 엄마를 꼭 빼닮아 활달한 열두 살 딸 니케는 스웨덴 전통 티타임 문화인 ‘피카타임’을 예찬하며 “집에서 가족들끼리 갖는 피카가 너무 좋다 보니 베이킹에도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스웨덴 고틀란드섬 비스뷔의 한 초등학교 피크닉 행사에서 학부모와 자녀들이 한데 어울려 야구경기를 하고 있다. 목요일 오후 4시 반의 풍경. 비스뷔=박선영 기자
스웨덴 고틀란드섬 비스뷔의 한 초등학교 피크닉 행사에서 학부모와 자녀들이 한데 어울려 야구경기를 하고 있다. 목요일 오후 4시 반의 풍경. 비스뷔=박선영 기자

“기업가로서도 남성의 육아 참여는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만 출근을 못한다면 회사의 직원들이 그 일을 나눠 해야 하고, 그러면 여성 고용이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아빠와 엄마가 똑같이 육아를 분담하지 않으면 사회 전반에 불균형이 생겨나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아이를 키운다는 건 엄청난 역량 개발의 기회입니다. 기업가들은 동시에 서너 가지 일을 해낼 수 있는 고도의 숙련기술이 육아 경험에서 나오고, 많은 업무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험 자체가 도움이 된다는 걸 인식해야 해요.”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45분으로 OECD 최하위다. 통계 작성 이래 10여 년간 1~3위를 오르내리는 한국의 최장 노동시간은 집안일 안 하는 남성을 만드는 근본적 원인 중 하나다. 벤델린씨는 “변화는 느리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수십 년을 노력했어요. 하룻밤에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일단 아빠들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집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는 행복에 ‘감염’될 수 있는 기회를요.”

스톡홀름ㆍ비스뷔=박선영 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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