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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기 타고 탈출… 가족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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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강기 타고 탈출… 가족 지켜야죠”

입력
2017.07.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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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등 200여명 참가 열기

3층 높이서 체험… 심폐소생술도

재난 대처 훈련 실전 방불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완강기 사용을 체험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완강기 사용을 체험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완강기 안전벨트에 다리를 넣으시고 가슴 쪽으로 꽉 당겨주세요. 그리고 두 손으로 벽을 살짝 밀어 주시면서 그대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3층에는 완강기 체험을 준비 중인 중년의 여성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교관의 설명을 따라 안전벨트와 안전모를 착용하고 완강기 앞에 섰다. 3층 높이의 건물외벽을 줄 하나에 의지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자 이들의 눈빛 역시 사뭇 진지해졌다. 여성들은 교관의 도움을 받아 완강기 지지대에 줄을 연결한 뒤 한 사람씩 천천히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갔다.

이날 이곳에는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 동북여성민우회원, 개인참가자 등 100여명의 여성들이 모여 안전교육을 받았다. 1~7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체험관이 마련한 ‘여성안심 체험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완강기 체험을 미리 마친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은 뒤이어 내려오는 다른 회원들을 응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최명화(52) 새마을운동부녀회능동부회장은 “체험 전에는 조금 무서웠지만 다른 회원들의 응원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완강기는 처음 사용해봤는데 앞으로 꾸준히 교육을 받아둬야 실제 사고현장에서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완강기 사용을 체험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완강기 사용을 체험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그의 말처럼 여성들은 완강기 사용법 등과 같은 재난 탈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난안전교육을 경험한 비율이 남성(57.7%)에 비해 여성(41.1%)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은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1회 100명ㆍ1일 3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두 시간씩 재난체험과 응급처치 등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여성들은 완강기 사용법뿐만 아니라 심폐소생술(CPR)과 화재대피 방법 등도 함께 체험했다. 이들은 2층에 마련된 모형인형을 대상으로 30회씩 7세트의 흉부압박을 했다. 성인남성도 쉬지 않고 하기에는 쉽지 않은 횟수였다. 이덕분(61)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장은 “부녀회원들은 평소 독거노인 등 연로한 어르신들을 챙기는 일이 많기 때문에 CPR 상황에 노출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실전과 똑같은 강도로 교육을 받아야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이들은 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설명하는 교관의 말 한 마디도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광진구새마을운동부녀회원들이 6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을 찾아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광나루시민안전체험관 제공

화재현장 탈출 교육 역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으로 이어졌다. 미로처럼 이어진 교육장은 실제로 모든 불빛을 차단하고 뿌연 연기로 가득 채워졌다. 참가자들은 연기에 가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전에 교관에게 교육 받은 대로 허리를 숙인 채 출구를 찾아 이동했다.

허양희(37)씨는 자녀가 안전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고 주부에게도 유익한 교육이라고 생각해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체험관을 찾았다. 허씨는 “남편이 출근하면 자녀와 엄마만 집에 있게 된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주부들이야말로 가정과 자녀를 지키기 위해 더 철저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희순 광나루안전체험관 관장은 “재난안전교육을 접할 기회가 적은 여성들을 위해 앞으로도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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